지구상 핵무기 완전추방 첫발/포괄핵금조약 유엔통과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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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9-12 00:00
입력 1996-09-12 00:00
◎원자로 보유 44개국 서명·비준 있어야 효과/발효땐 평화적 용도의 우주핵실험도 못해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원천봉쇄」하려는 CTBT(포괄핵실험금지조약)의 유엔총회 채택 결의는 핵군축 이행이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뜻한다.세계군축사의 새 장을 연 이번 유엔총회에서의 CTBT 채택 결의는 지구상의 핵무기 완전철폐로 가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CTBT가 공식발효되려면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이미 보고된 원자로시설 보유국인 44개국 서명과 비준이 필요하다.44개국중 어느 한 나라가 조약에 서명하지 않고 핵실험 금지를 준수하지 않으면 이 조약 역시 사문화할 위험성이 있다.가장 우려되는 것은 조약 의무서명국인 인도가 기존의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조약서명을 끝내 거부할 가능성이다.

인도는 이 조약에 기존 핵보유국의 핵무기 폐기 일정과 폭발형식을 빌리지 않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방법 금지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44개국 비준을 조약발효의 전제로 한 것은 조약서명 의사가 없는 국가에 대한 주권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인도의 속사정은 실제 핵실험이 필요할 때 독자적 실험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인도와 관계가 껄끄러운 파키스탄도 인도의 서명 거부를 이유로 들어 서명 비준 절차를 거부할 움직임이다.

따라서 미국 등 기존 5대 핵강대국의 타협으로 CTBT는 오는 24일 51차 유엔총회에서 조약서명식을 갖더라도 조약의 발효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그러나 인도 등 비서명국가들이 서명비준 거부에 관계없이 조약 정식발효 전이라도 서명국가들은 조약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제관례라 일단 전면적 핵실험은 한고비를 넘겼다 할 수 있다.



조약은 특히 조약서명식이 끝난 뒤 3년이 경과하도록 조약이 발효되지 못하면 조약서명 당사국회의를 열어 조약을 조속히 발효시키는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비서명 국가들에게 또하나의 압력수단이 되고 있다.이와 함께 핵실험금지 규정에 대한 준수 이행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체제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국제 탐지체제 구축,상호협의및 해명,신뢰구축장치 시행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등 현단계로선 최선의 핵실험 방지장치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서명비준 압력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TBT 채택결의는 94년1월 제네바에서 CTBT채택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모든 핵무기 보유국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다자간 군축회의 이후 2년8개월만에 얻은 국제사회 노력의 결실이다.CTBT가 정식발효되면 지구에서는 물론 우주 등지에서도 평화적 용도 형태의 핵실험까지도 불가능해진다.이때문에 이 조약은 70년에 발효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과 함께 비핵보유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길을 차단해 핵 보유국들과 비 핵보유국들의 갈등을 높일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러나 이 조약은 핵사용에 관한 각종 조약에 비해 구속력이 강할 것으로 보여 지구촌의 안전에 큰 기여를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유엔본부=이건영 특파원>
1996-09-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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