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죽음엔 예우 두터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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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8-16 00:00
입력 1996-08-16 00:00
정부가 남을 위해 의로운 일을 하다 목숨을 잃거나 다친 의사상자 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관계법을 고치기로 한 것은 적절한 결정이다.차제에 의사상자나 그 가족이 충분한 보상뿐 아니라 사회적 영예까지 누리게 됐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획기적 보상을 관계법에 규정,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이 흘러넘치는 사회분위기 조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

이해타산적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신변안전을 괘념치 않고 남의 어려움을 구하는 일에 뛰어든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 요구된다.폭행을 당하며 도움을 청하는 여인을 수많은 행인 모두가 외면하고,어려움에 처한 거리의 노약자를 나몰라라 하는 것이 요즈음 세태다.

그러나 이런 차가운 세태속에서도 한 여대생의 성추행범을 뒤쫓다 흉기에 찔려 희생된 최성규씨 같은 의인,또 보상을 바라지도 않고 남의 눈에 띄려 하지도 않으며 크고 작은 의로운 일을 행하는 사람이 결코 드물지만은 않다.바로 이런 드러나지 않은 숨은 의인의 선행으로 이 메마른 사회가 그나마 하나의 공동체로 영위돼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의사상자가 대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들에 대한 보답이나 보상은 너무나 빈약했다.지난 90년이후 의사상자보호법 적용을 받은 의사자는 67명,부상자는 27명으로 집계된다.사망자의 경우 최저임금기준 10년치 봉급인 3천4백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군인이나 공무원의 경우 때론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 할 의무를 진다.이같은 의무도 없는 의인의 희생이 공직자 순직보다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당국은 보상금 인상 등 물질적 지원 현실화와 함께 의사자 장례식의 격상,의사상자 지원업무의 보훈처이관도 검토,의사상자의 명예를 높여주고 지원업무를 효율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1996-08-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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