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20차례 공식·비공식 접촉/여·야 개원협상 타결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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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7-04 00:00
입력 1996-07-04 00:00
3일 하오 4시쯤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가 모처에서 쉬고 있던 자민련 이정무 총무를 전화로 급히 찾았다.『만납시다』.
이총무의 눈이 번쩍 띄였다.『공식회담입니까』.서총무가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이총무가 다시 『특위구성을 들어줍니까』라고 묻자 서총무는 『잘될 것입니다』라고 타결을 알려줬다.이총무는 같은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국민회의 박상천총무에게 『타결될 것 같다』며 공식회담을 하오 6시30분에 갖기로 합의했다.20차례의 공식·비공식회담을 거치며 한달 가까이 끌던 개원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
개원협상은 지난 6월29일 신한국당 서총무가 최대 쟁점인 검경중립안 보장에 대해 「선거관련 공직자」라는 표현을 제시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그러나 국민회의가 「선거관련 수사기관」이란 문구를 고집한데다 30일 접촉에서 느닷없이 특위구성방식을 물고 늘어졌다.국민회의는 「여야동수」를,신한국당은 의석비율에 따른 「여대야소」를 주장,협상은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여야총무는각당 지도부와 다시 상의한 뒤의 1일 접촉에서 신한국당은 「여야가 제기하는 선거관련 공직자」로,국민회의는 「선거관리·단속 기관」의 완곡한 표현으로 한발짝씩 물러섰다.특위구성도 국정조사특위는 의석비율대로 하되 제도개선특위는 여야동수로 하자는 데 합의,타결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2일 상오 비공식 접촉에서는 3일 신한국당 이홍구대표의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대한 사과성 방문,4일 상오 본회의에서 의장단 선출과 하오 개원식등의 일정에 합의하는등 급진전했다.그러나 하오 접촉에서 야당측 특위위원에 민주당이나 무소속 의원을 넣자는 신한국당 주장에 국민회의가 『행동이 불확실한 의원을 야당측에 넣으면 특위활동이 어렵다』고 맞서 합의점 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3일 서총무가 「여야가 제기하는 선거관련 공직자」와 「여야동수」를 맞바꿈으로써 법정개원일인 6월5일부터 시작된 국회파행은 29일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이날 2차례에 걸친 회담에서 여야는 제도개선특위의 『여야동수 구성을 이번으로만 한정한다』는 단서조항과 특위시한,선거관련 공직자 중립을 위한 관계법의 명시등을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이 과정에서 국민회의 박총무는 수시로 지도부에 연락,일일이 승인을 받는 순서를 밟았다.
결국 국민회의 요구대로 『특위의 시한은 위원회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는 문안을 합의문에 넣고 단서조항과 선거관련 공직자 관계법은 총무들이 구두로 발표하는 선에서 절충,하오 10시16분쯤 회담의 마침표를 찍었다.〈백문일 기자〉
1996-07-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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