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쟁점/“뇌물”“정치자금” 공방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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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16 00:00
입력 1996-04-16 00:00
2차 공판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받은 돈의 성격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됐다.
전피고인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정치자금이라며 뇌물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변호인단은 공판 시작부터 검찰의 공소장 정정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검찰의 공소사실 자체를 처음부터 아예 부인하는 전략이다.
전상석 변호사는 검찰이 정정서를 「선처하여 달라…」라는 표현 대신 「경쟁 기업보다 우대를 바라거나 최소한의 불이익이 없도록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으면서…」라고 바꿨으나 이 또한 구체적인 직무 관련성이 없어 뇌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직무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포괄적 뇌물로 얼버무리는 것은 죄형 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43개 기업으로부터 2천2백59억5천만원을 받은 시기와 액수 등에 대한 변호인측의 질문에 전피고인은 『그렇다』라고 시인했다.물론 80년 전후 국내외 상황과 정치자금에 관한 관행을 비롯,민정당 창당 및 운영과 두차례의 총선거에서 막대한 정치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돈을 낸 기업인들은 전혀 강제성이 없이 자발적으로 냈으며 이권을 위해 청탁하거나 청탁을 내비친 적이 없다고도 했다.
대형 국책사업의 사업자 선정,금융·세제 운영이나 세무조사 등은 법령에 따라 주무부처에서 결정하는 것이므로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하거나 일방적으로 지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변호인단은 반대신문에서 「뇌물」이라는 용어 대신 줄곧 「정치자금」이라는 용어만 썼다.
그러나 검찰은 보충신문을 통해 뇌물임을 반격했다.전피고인이 대통령 취임 후 취한 계열회사 정리 등 혁명적인 조치로 위축된 기업들이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전피고인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80년 9월 기업체질 강화대책을 발표,부실기업을 정리하고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토록 했으며 83년 8월 명성그룹이,85년 2월 국제그룹이 전격 해체되는 상황에서 전피고인이 뇌물을 받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인들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이권을 언급하지는 않았더라도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는 뜻이 담겨있는만큼 포괄적 의미의 뇌물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오는 5월 중 열릴 3차 공판에서 돈을 제공한 구체적인 상황과 대가성을 밝히기 위해 일부 기업인만이라도 법정증언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박홍기 기자〉
1996-04-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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