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특별법 왜 반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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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15 00:00
입력 1996-04-15 00:00
◎“독주땐 타국공립대 도태” 위기기의식 고조/“순수학문 발전 걸림돌” 내부불만도 팽패

최근 서울대가 추진하는 「서울대 특별법」제정을 둘러싸고 학내외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다른 국·공립대 총장 및 교수들은 잇달아 모임을 갖고 『국·공립대의 열악한 현실을 무시한 서울대의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일부 단과대학들도 순수 학문의 발전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별법」의 취지는 서울대의 빈약한 재정을 확충하고 대학행정과 학사제도,교육조직,연구여건 등 정책적 독립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외국학문 도입에 머물던 수준에서 학문의 창의성을 높이고 고급 전문인력을 육성토록 연구중심의 대학으로 특성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법안의 골자는 ▲서울대의 지휘·감독기관을 교육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시켜 교육부의 간섭에서 벗어난 실질적 독립기관으로의 위상확보 ▲학사과정 중심의 기존 체제를 탈피,대학원 중심의 대학으로의 전환 등이다.

재정확충을 위해 특별회계 제도도 도입,학교수입이 국고로 귀속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자체 수익사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교육부의 간섭없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 추진사실이 알려지자 전국 25개 국·공립대 총장들은 『다른 대학 위에 군림하는 서울대가 재정과 조직운영에서 특별대우를 받겠다는 것은 형평을 무시한 채 대학간 격차만 더 늘릴 반교육적 처사』라며 반발한다.

지난 13일 열린 「서울대 특별법 공청회」에서 박▦석 경북대 총장이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다른 국·공립대를 존폐의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국·공립대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서울대 독주」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전국 30개 국·공립대학교 교수협의회가 14일 기자회견에서 국·공립대 공동 발전방안 모색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는 서울대 내부에서도 인문대,사회대,자연대 등을 중심으로 대학원 중심으로의 체제개편과 관련,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학사과정 중심의 현행 체제가 일률적으로 대학원 중심으로 바뀔경우 학사과정의 부실화를 낳아,특히 기초학문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한다.또 석·박사 수요가 적은 인문·사회·자연·사범·간호대 등 일부 대학의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대는 오는 6월 말까지 원안을 확정하고 올 정기국회에 정부입법 형식으로 상정할 계획이지만 반대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김환용 기자〉
1996-04-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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