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우기면 범도 만든다」 했것다(박갑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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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03 00:00
입력 1996-04-03 00:00
『세사람만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속담도 그뜻.이속담들은 중국고사에서 비롯된다.앞서의 것은 장의가 위왕을 설득하면서 한말(중구삭김)이고 다음것은 위나라 방총이 했던말(삼인성호)이다.
방총은 위나라 태자와 함께 인질로서 조나라 서울 한단(감단)으로 가게 되었다.떠나기에앞서 혜왕을 보고 말한다.『지금 누군가가 저자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대답한다.『믿을수 없지』 『두번째로 다른사람이 똑같은말을 하면 어쩌시겠습니까』 『반신반의하겠지』 『세번째로 다른사람이 또 똑같은말을 하게 될때는요』 『그땐 믿게 되겠지』
이에 방총은 다시 입을 연다.『저자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건 누구나 아는일입니다.한데도 세사람이 나서서 나타났다고 하면 나타난걸로 되고 맙니다.한데 여기서 한단은 저자거리보다멀고 신을 모함할 사람은 세사람 정도가 아닙니다.주군은 굽어살피시기 바랍니다』 혜왕은 다짐한다.『누가 무슨소리를 하건 확인해보기로 하지』과연 방총이 한단에 이르기도전에 모함하는자는 나타났다.또 나중에 태자가 인질에서 풀려나 귀국했을때 방총은 왕을 만나볼수조차 없게 돼있었다.
이와 비슷한게 증삼에 대한 이야기다.그는 공자의 제자로서 증자라 높임을받는 효자요 인격자였다.어느날 그와 이름이 같은 사람이 살인을 했다.그이름만 얼핏들은 동네사람이 증자 어머니한테 가서 당신아들이 사람을 죽였노라고 고해바쳤다.증자어머니는 그럴리없다면서 베틀에 앉은채로 베를짠다.조금있자 다른사람이 와서 똑같은말을 했다.그래도 그는 믿지않고 베만짰다.그러나 세번째 사람이 와서 그말을 다시 했을때 지르퉁해진 그는 베틀에서 내려오더니 담을 넘어 도망쳐갔다.똑같은말의 되풀이는 증자와 그어머니 사이까지도 가르는 힘을 갖는다.
이른바 흑색선전이란게 먹혀드는 까닭이 거기에있다.각종 선거때마다 입후보자들이 골탕먹는게 이 근거없는(있다해도 부풀린)악선전.더구나 투표일 다돼서 세입아닌 수만부 인쇄물로 흉하적할라치면 옴나위 못하고 당할밖엔 없다.이번선거에도 이짓이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그렇게 당선된 사람이 여의도로 가서 그려나갈 행적은 뻔하잖은가.〈칼럼니스트〉
1996-04-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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