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스타 시스템」 빛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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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02 00:00
입력 1995-12-02 00:00
◎스타급 연기자 대거 보유 MBC 번번이 실패/시청률 의식 인기스타만 기용/작품성·연기 부족… 시청자 식상

TV 드라마의 「스타시스템」 지배는 끝났는가.

벼락스타건,장수스타건 스타급 연기자들이 출연하면 일단 그 드라마의 흥행은 반쯤 이뤘다고 보는게 상례다.더욱이 소재와 주제가 지극히 한정된 우리 방송 풍토에서는 누구를 캐스팅하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는 판가름났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처럼 몇몇 인기연기자에만 의존하는 「스타시스템」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스타연기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MBC TV의 드라마가 연패를 하고 있는데서 쉽게 찾을 수 있다.지난 10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주말연속극 「아파트」는 최고 스타 채시라,최진실을 「투 톱」으로 내세우고 김지호,김민종,원미경 등을 등용해 대대적인 선전을 벌였다.그러나 방송이 나간뒤 시청률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드라마의 엉성한 구성과 과장된 연기로 스타를 총출동시킨 공적은 빛을 보지 못한 셈이다.

올해들어 시청률에서 침체를 보이고 있는 MBC는 위기상황때마다 「스타시스템」에 의존해왔다.「사랑과 결혼」「숙희」등이 스타를 내세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었지만 번번이 시청률에서나 작품성에서 실패한 경우다.

이와 함께 재원이 없어 스타를 모셔와야만 하는 SB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지난해 SBS는 한회에 3백만원씩 1백회에 3억원이라는 사상초유의 거액을 주기로 하고 최진실을 스카우트했다.「사랑의 향기」「아스팔트 사나이」「째즈」등 세편의 드라마에 주연으로 기용했으나 기대만큼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아스팔트 사나이」와 「째즈」는 나름대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는 색다른 내용과 신인연기자의 부상때문이었다.

KBS도 지난 9월 김희선,이병헌 등 신세대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16부작 「바람의 아들」을 야심차게 기획,방송을 했으나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처럼 「잘 나가는」 스타들이 총출동해도 드라마가 성공하지 못하는 요인은 무엇보다 드라마의 질이 낮기 때문이다.방송사들이 무사안일하게 스타 한명만 믿고 급조한 드라마는 더이상 시청자들의관심을 끌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한번 떴다」하는 스타들은 온갖 프로그램에 얼굴을 드러내기 때문에 빨리 식상해지며 벼락스타일수록 연기가 허약해 수명이 오래 가지 못하는 점도 꼽을 수 있다.<서정아 기자>
1995-12-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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