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전 불사”·“예봉 피하기”/DJJP 비자금정국 대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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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1-20 00:00
입력 1995-11-20 00:00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3김 청산」과 「세대교체」의 주요 타깃이라는 점에서 동병상련이다.엄밀히 말하면 「양김 청산」이 정확하다.김영삼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승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자금 정국의 상처도 양쪽이 고스란히 안고 있다.DJ(김대중 총재)는 노태우씨로부터의 20억원 수수를 자백해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났고 JP(김종필 총재)는 1백억원 수수설에 시달리고 있다.상처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DJ와 JP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다.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현 정치판에서 양김씨는 공생관계이다.야권공조가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 정국을 분석하는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DJ는 비자금 정국에서 여권이 노리는 전략 목표를 세가지로 꼽는다.5·6공 세력의 결집을 저지하는 것이 첫번째고 노씨를 제물로 삼아 문민정부의 도덕성을 높이는 게 두번째다.DJ죽이기와 국민회의 탄압이 세번째라는 주장이다.DJ는 첫번째 목표는 달성했지만 나머지는 실패했다고 본다.20억원 자백후 국민회의측 역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지만 대선자금을 쟁점화함으로써 여권 전략에 타격을 입혔다고 자평한다.오히려 계속 압박을 가하면 뜻밖의 전리품을 챙길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때문에 DJ는 죽기 살기식의 「백병전」으로 김대통령을 공격 1호로 삼아 단기전을 꾀하고 있다.지구전으로 갈 경우,국민회의쪽에 버틸 힘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자민련에 눈짓을 보내며 합종연횡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은 만약의 장기전에 대비한 포석이다.
그러나 자민련은 묵묵부답이다.JP는 자신이 공격대상임을 알지만 과녁의 중심에 놓여 있지는 않다고 본다.「총알받이」가 있는데 굳이 나설 필요가 있느냐며 한발짝 물러서 있다.예봉만 피하면 반격의 기회는 얼마든지 온다는 「기다림의 전술」,심리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정국안정이 첫번째라며 국민여론을 겨냥하면서 여권이 수그러지길 기다린다.비자금 정국에는 슬쩍 빗장을 걸어놓고 여권과 국민회의 사이에서 내각제 카드를 흔들고 있다.<백문일 기자>
1995-11-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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