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고대 예술품 첫 공개
기자
수정 1995-11-16 00:00
입력 1995-11-16 00:00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이 최근 지하실 깊숙이 보관하고 있던 아프리카예술의 비밀들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박물관 기능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테르부렌 박물관의 숨겨진 보물들」이라는 전시회가 열린데 따른 것.
이번에 전시되는 2백50점의 전시품 가운데는 아프리카의 영혼을 나타내주는 형형색색의 마스크와 조각,공예품들이 포함돼 있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품 가운데 단연 걸작을 꼽을수 있는 것은 몸체에 못이 무수하게 박힌 은콘디상.못으로 상의 영혼들을 일깨워 적을 공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액운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진 음풍구 인형,건강과 다산을 상징하는 헬멧모양의 가면등 전통 아프리카 문화를 한눈에 볼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박물관이 이처럼 많은 아프리카의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는 것은 물론 벨기에가 과거 아프리카를 식민통치했기 때문이다.레오폴드 2세 국왕 시절인 1897년에 설립된 이 박물관도 사실은 식민통치기간 동안 약탈한 아프리카의 자원과 보물들을 보관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벨기에 원정대는 세계 최고의 유물들을 입수해 본국으로 운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를 주도하고 있는 구스타프 베르스비에베르는 『벨기에가 아프리카를 식민통치한 것은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우리는 미래를 위해 아프리카의 비밀들을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순 기자>
1995-11-16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