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64억외 남은 「통치자금」없다”/이현우 전경호실장 일문일답
수정 1995-10-24 00:00
입력 1995-10-24 00:00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57)은 23일 상오3시쯤 검찰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문제에 대해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신한은행에 입금된 비자금이 모두 6백억원이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까지 3개 계좌만 알려졌으나 사실은 4개 계좌가 있다.노전대통령 퇴임 직전인 93년 2월 1백30억원,1백억원,1백10억원,1백45억원이 각각 예치된 계좌를 갖고 있었다.퇴임을 전후해 이 가운데 1백30억원짜리 계좌의 돈을 사용,그 계좌에는 현재 9억2천만원만 남아있다.
따라서 노전대통령이 통치자금으로 사용하다 남은 자금은 3백64억2천만원이다.이돈이 남은 돈의 전부이며 다른 은행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금의 조성경위와 관리방법은.
▲조성경위는 전혀 모른다.다만 노전대통령이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불러 수표로 건넸다.
수백억원의 자금이 남아있는 사실을 노전대통령도 알고 있나.
▲자세한 액수는 모르지만 대강은 알고있었다.
그동안 1백21억여원을 사용했다는 얘기인데 어디다 사용했나.
▲잘 모른다.자금 조성과 지출 내역은 내가 알 필요가 없었다.
언제부터 대통령의 통치자금을 관리했으며 통치자금의 총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
▲자금관리는 취임초부터 내가 맡았으나 총규모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통치자금 관리에 관계하지 않았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데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다.대통령으로부터 내가직접 받았고 경리과장인 이태진씨가 입금시키는 일을 했다.이씨는 중령으로 예편한 군 후배다.
통치자금을 관리한 장부는 있나.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입출금시켰고 그때마다 보고 했으며 이과장도 별도로 장부를 두지 않고 구두 보고만 했다.
자진출두하게 된 경위는.
▲지난 17일 미국에서 귀국,시차적응도 되기 전에 국회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됐다.처음에는 나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다 예금통장을 확인해보고 알았다.노전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율사 출신들과 상의한 뒤 출두하게 됐다.
노전대통령도 신한은행에 통치자금이 예치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말에 비춰보면 박계동의원의 발언 직후 연희동에서 박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거짓말이 되는 셈인데.
▲상세한 것을 보고하지 않아서 대통령은 몰랐을 것이다.
대통령의 통치자금이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에 「청우회」와 「KHS」명의로도 개설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금시초문이다.전혀 기억에 없다.그러나 효자동 지점은 청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청와대 자금을 대부분 취급했다.통치자금의 일부가 이곳에 일부 예치됐는 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통치자금으로 사용하다 남은 돈을 노전대통령은 어디에 사용하려 했는가.
▲퇴임한 뒤 공익사업에 쓰려고 했다.퇴임에 임박해 내가 알아서 관리하겠다고 나섰다.
명의를 빌려준 하종욱씨에게 세금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했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차명계좌인 줄 알았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텐데 최근까지 가명계좌에 예치돼있는 줄 알았다.이과장에게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했다.모두 관리를 제대로 못한 내 탓이다.
퇴임이후 거의 돈을 인출하지 않은 것은 실명제 때문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심정은.
▲가장 측근에서 보필하다 이렇게 돼 노전대통령께 가장 죄송하다.그리고 국민들에게도 심려를 끼쳐드려 어떻게 사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만약에 이번 사건으로 사법처리된다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잘못한 일이 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
3백64억원의 통치자금을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국고에 헌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위」에서 결정할 일이다.<박은호 기자>
1995-10-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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