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건설업체 지원대책 부처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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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0-23 00:00
입력 1995-10-23 00:00
건설업계에 몰아친 불황으로 정부가 고민에 싸여있다.
건설업체들은 자꾸 넘어지고 아파트 미분양 사태는 지속되고….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 지 가닥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 건설업체들은 속속 도산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주)삼익의 부도를 계기로 건설업체의 연쇄도산이 우려되자 경쟁원리만 내세웠던 정부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건설업계의 잘못 탓도 있지만,경제·사회적 측면에서 어쨌거나 부둥켜안아야 할 사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성상 부동산 경기와 함께 타오르기도 하고,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릴 때는 다른 업종보다 한파를 더 타는 게 건설업이다.한양과 유원건설의 부도에서 보듯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평균 부채비율이 4백55%로 제조업체(2백95%)보다 높고 차입금이자도 12.6%로 제조업(11.2%)을 웃돈다.
유수의 건설업체마저 어려운 판에 군소 업체들의 어려움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문제는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어떻게 인식,접근하느냐에 있다.
작금의 건설업계를 보는 시각은 나뉘어 있다.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건설교통부는 『건설업계 문제를 그대로 두다간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타격이 클 것』이라며 『미분양아파트 해소 등 적극적인 수요진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반면 경제전체를 봐야 하는 재정경제원은 서둘 일이 아니라 좀더 차분하게 경쟁력제고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물론 두 부처가 『건설업이 지금 어렵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올들어 8월말까지 부도를 낸 건설업체는 6백5개사.월 평균 75개사가 부도를 냈다.지난 해에는 평균 30개였다.부도업체가 많은 것은 정부가 건설시장 개방을 앞두고 지난 해부터 건설면허 발급을 수시발급으로 전환,지난해말부터 건설업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도 원인이 있다.지난해 말 2천6백51개였던 건설업체가 9월 말에는 3천11개사로 늘었다.문제는 늘어나는 건설업체에 비해 평균 수주규모가 늘지않아 불황이 엄습했다는 점이다.
건설공사 결제대금은 대개 5∼6개월짜리 어음이며 금융권에선 제대로 할인이 안된다.15만가구에 이르는 미분양아파트 역시 건설업체를 목죄는 요인이다.미분양 아파트에만 7조∼8조원이 잠겨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과잉공급 상태에서 아파트를 계속 짓는 것은 비업무용 토지판정에 따른 중과세를 피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다.비업무용 토지판정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소형주택 건설의무비율을 줄이고 미분양아파트 구입자가 입주후 정당한 사유로 이를 전매할 경우 양도세를 감면해 달라』 건설업계의 애타는 목소리들이다.임대사업자 범위의 완화,건설어음의 한은재할인 대상 포함,아파트분양가 자율화도 물론 포함돼 있다.
재경원은 그러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을 5가구 이상 매입해 5년간 임대한 뒤 팔 때에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임대사업자 범위를 2가구 이상으로 완화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한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를 가속화시킬 수 있으며,주택에 대한 양도세 자체가 없어지게 돼 어렵다』고 했다.대신 한시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사는 사람에게 일정액을 소득에서 공제해주고 팔 경우 양도소득세를 경감해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또 모든 건설어음을 한은 재할대상으로 하기는 어렵고 소형 주택의무비율(전용면적 25.7평 75% 이상,18평 이하 40% 이상)은 폐지하고 않고 지역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에 대해선 난색이다.
정부는 당초 아파트 미분양 해소책을 마련할 방침이었으나 정확한 진단없이 땜질식으로 접근했다간 실효없이 투기만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건설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책으로 최근 방향을 바꿨다.건설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파악,주택공급제도와 세제·금융,업계의 자구노력 등 분야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장승우 재경원 제1차관보는 『이제 건설업도 산업이라는 시각에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미분양 해소를 겨냥한 특혜성 조치나 가수요를 촉발시키는 대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건설업계가 경쟁력을 갖도록 구조조정과 정책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권혁찬기자>
1995-10-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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