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집단폭행 사건」 법정 2라운드
기자
수정 1995-10-11 00:00
입력 1995-10-11 00:00
지난 5월19일 발생한 주한미군의 충무로 지하철역 집단폭행사건의 피해자인 조정국씨(30·서울 도봉구 방학동)가 미육군성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의 쌍방과실인정결정에 불복,피해배상금 수령을 거부함으로써 12일 법정에서 제2라운드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미육군성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은 지난 5일 조씨에게 「귀하가 입은 모든 피해에 대한 충분하고 최종적인 배상금으로 93만3천8백39원을 결정했으니 11일까지 미8군 사무실로 수령하러 오라」는 요지의 「배상결정통지서」를 우편으로 보냈다.
배상사무소측은 미 대외배상심의회 위원 하워드 트라우트3세 배상변호사가 친필서명한 국·영문통지서에서 「11일이내에 배상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배상금전액이 미재무성 국고에 귀속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이 최종결정,통보한 배상금액은 서울지검 서울지구 배상심의회가 지난달 조씨의 손해배상청구내역을토대로 산정,조씨와 주한미군측에 각각 통보한 1백86만7천6백78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한미군측은 이어 조씨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적으로 미군의 잘못」이라는 한국측 배상심의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일방적인 폭행이라기보다는 쌍방의 싸움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50 대 50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배상금을 조속히 수령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씨는 10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배상금 수령을 거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조씨는 『집단폭행이 아닌 단순한 싸움으로 몰아가려는 주한미군측 결정내용은 사건진상을 왜곡하려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조씨는 특히 주한미군측이 배상금 수령기한을 11일로 잡은 것은 바로 다음날인 12일 열릴 공판에서 『미군측이 최소한의 성의를 보였고 조씨도 배상금을 수령함으로써 쌍방과실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정황증거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한미군측은 배상결정통보에서 「주한미군이 당시 지하철안에서낯선 30대여인을 성추행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조씨의 끈질긴 하소연에도 실제 피해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그러나 12일 서울지방법원의 공판을 지켜본 뒤 그 결과에 따라 법정투쟁등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주한미군과 조씨의 「물밑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박찬구 기자>
1995-10-11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