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방송」 탄생 유래 아십니까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5-10-07 00:00
입력 1995-10-07 00:00
◎분리독립 EBS 경영난에 제작비 비족/값싼 수입품 들여놓자 더빙비용의 문제/지난해 “세계화” 유행과 맞물려 되레 히트

「자막방송의 유래를 아십니까」

요즘 TV에서 방영되는 영화등에 점차 일반화하고 있는 자막방송과 점차 선보이고 있는 원어방송은 사실상 애처로운 탄생배경을 갖고 있다.

맨 처음 자막방송을 시작한 곳은 교육방송.지난해 초 교육방송이 외국수입물,특히 영화에 대해 방송사가운데 처음 자막방송을 시작한 배경에는 교육방송의 슬픈 고뇌가 담겨져 있었다.

KBS로부터 분리된 이래 제작여건이 급속히 악화되어온 교육방송은 지난해부터는 제작여건이 급속히 악화되어 1년 총 제작비가 93억원에 불과했다.한 편당 제작비가 1백만원에도 미치지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 방영되었던 한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10여분짜리이긴 했지만 편당 제작비가 20여만원에 불과한 비참한 사정이었다.

이런 형편이 되자 교육방송은 제작비를 맞추기 위한 고심을 거듭하게 되고 자체제작보다는 값싸고 질좋은 외국프로그램의 수입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외국프로그램은 웬만한 다큐멘터리의 경우 30여분짜리가 1백50만원정도면 입수가 가능했다.이 때문에 올해의 경우 교육방송의 외화프로그램비율은 14%에 이르고 있다.

일단 외국프로그램으로 제작비는 맞춰놓았지만 성우를 동원해 더빙을 해야하는 문제가 따랐다.

하지만 성우를 출연시키면 제작비절감은 허사였다.

이때 내놓은 기막힌 묘안이 원어방송을 그대로 내보내고 자막을 붙이는 것이었다.

자막비용은 약간의 번역비만 주면 되고 마침 세계화라는 추세마저 일어 교육적 효과에서도 명분이 선다는 판단이었다.

교육방송의 이러한 고육지책은 때마침 KBS,MBC,SBS등 제작비절감을 시도하고 있던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해 여름 개편부터 유행이 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자막방송의 확산은 성우협회의 거센 반발을 사 한때 성우들의 파업사태까지 일으켜 한동안 주춤거리고 있지만 이제는 점차 확산이 되어가는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박상렬 기자>
1995-10-07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