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해외투자 제한은 타당(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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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8-04 00:00
입력 1995-08-04 00:00
기업이 대규모 해외투자를 할 때 투자금액의 20%이상을 자기자금으로 조달토록 하겠다는 정부발표에 대해 재계가 반발하고 있다.재계는 해외투자의 경우 선진국과 통상마찰회피·물류비용절감·선진기술습득 등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며 정부가 대형해외투자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계의 주장은 그나름의 논리가 없는 것이 아니나 최근 재벌기업들의 경쟁적인 대규모 해외투자 움직임을 감안할 때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국내 최상위랭킹 재벌기업들은 10억달러가 넘는 해외투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어떤 재벌기업은 대규모 해외투자의 선수를 다른 재벌에 빼앗겼다고 해서 당초보다 해외투자규모를 늘렸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다.

해외투자가 재벌기업의 영토확장과 랭킹경쟁을 유발시키고,한편으로는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더구나 자가자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전액 외국에서 빌리거나 국내 금융기관에서 차입해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투자형태를 벗어난 것으로 투자위험마저 엿보인다.

그같은 재벌기업끼리의 경쟁과 투자위험이 없다고 해도 대규모 해외투자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인 검토가 있어야 마땅하다.1억달러도 아닌 10억달러 이상의 해외차입은 정부의 총외채관리 등 거시경제정책과 연계되어 종합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대기업이 해외차입이 아니고 국내금융기관에서 돈을 차입해서 해외투자를 한다고 해도 문제는 마찬가지다.가득이나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에 돌아갈 돈이 그만큼 적어지게 된다.

또 대규모 해외투자는 국내산업의 공동화 등 국내산업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그렇지 않아도 신발과 섬유 등 일부 사양산업이 해외로 기지를 옮기면서 제조업의 공동화가 우려되는 시점이다.그런 상황에서 재벌기업이 반도체와 같은 경쟁력 있는 제조업분야에 대해 대규모 해외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따라서 정부의 재벌기업에 대한 대규모 해외투자 규제는 타당하다.
1995-08-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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