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 생산/트로닉스(앞서가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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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20 00:00
입력 1995-07-20 00:00
◎부도딛고 러 진출… 시장 10% 점유/5천달러 투자… 연매출 6백만달러/구소과학자 고용 첨단기술 개발도

단돈 5천달러를 투자,러시아 라이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소기업인이 있다.국내에서의 부도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그의 성공담은 현지에서도 화제다.

트로닉스사의 유시흥 사장(50)이 그 주인공.연 3백만개의 라이터를 생산,전체 러시아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라이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현지 생산업체 가운데 최고의 점유율이다.

유사장은 지난 90년 모스크바를 방문,라이터가 절대 부족한 것에서 사업아이디어를 얻었다.『시장조사를 위해 국산 1회용 라이터 5백개를 가져가 크렘린 궁 앞에서 팔아 봤더니 순식간에 동이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91년 현지 투자를 위한 상담을 진행하던중 자신의 국내 라이터 제조업체가 연대보증에 얽혀 부도를 냈다.이것저것 다 정리하고 손에 남은 것이 5천달러.유사장은 러시아가 무덤이라는 생각으로 모스크바로 향했다.

현지 한국인들과 러시아인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현지 라디오 공장내 2백평을 연간 1백50달러에 2년 동안 빌리고 월 20달러의 인건비로 30명의 현지인을 고용했다.10만달러짜리 라이터 생산기계도 3천달러에 얻었다.지금은 말도 안되는 헐값이지만 당시엔 혼란기라 가능했다고 한다.현재 인건비는 모스크바의 경우 2백달러에 육박하고 교외도 1백달러 선이다.

『언어문제는 현지 한국인을 고용,해결했지만 러시아인들은 자존심이 강해 융합이 어려웠습니다.무리한 독촉은 피하고 서서히 한국식 경영을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생산을 늘렸습니다』 라이터가 귀한만큼 여러차례 사용하는 주입식을 생산,1∼2달러 선에 8가지 모델을 개발했다.생산규모는 급성장,시작 당시 30명에 불과했던 근로자수가 현재 5백여명에 이르고 있다.매출도 10만달러에서 지난 해 6백만달러로 급성장했고,지난 해부터 시작한 금속가공 등이 호조를 보여 올해는 1천만달러로 목표를 높였다.

유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93년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서 축적된 자본으로 기술개발업에 승부수를 던졌다.구소련이 무너지면서 실업자가 된 과학자 10명을 고용,이곳의 첨단 무기기술을 산업화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냉각기술과 소각로 등 3건의 기술을 개발,한국의 세화 플랜트사와 대광산업 등에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이전을 하는 실적을 올렸다.유사장은 『일본에서 기술이전을 구걸하기보다 이곳의 고급인력을 활용,첨단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빠르다』며 『풍부한 원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고 현지 중소기업의 가동률이 저조해 소비재 분야에서 유망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모스크바=오일만 기자>
1995-07-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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