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초점,붕괴원인에 맞추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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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18 00:00
입력 1995-07-18 00:00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수사방향이 전직구청장등 관련 공무원들의 비리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가장 중요한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을 캐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직접원인 수사는 비리수사 못지않게 설계·시공·감리등 기술적인 하자,즉 붕괴의 직접원인을 규명함으로써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하자는 것이므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붕괴의 직접원인 수사에서 이제까지 새로 나타난 사실은 4층과 5층을 연결하는 기둥 4개를 포함해 수직하중을 받는 기둥골조등 13곳이 구조계산서와 달리 시공된 사실이 밝혀져 설계단계부터 잘못되었다는 점이다.이렇게 설계된 건물이라면 시공자체가 정확할 리가 없다.설계부터 주먹구구식으로 세워진 건물에 40여차례에 걸친 설계변경과 함께 불량건자재까지 사용하고도 건물이 온전할 수가 있겠는가.

또 수차례 현장검증과 시료 감정결과 건물기둥과 슬래브구조물 자체가 잘못 설계·시공됐음이 입증되고 건물 전체를 떠받치는 기둥과 슬래브의 연결부위가 시공과정에서 매우 심하게 손상된 사실은 기초단계부터 붕괴의 원인을 잉태했다는 증거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원초적 부실」이 붕괴의 직접원인이라면 감리과정에서라도 부실이 지적되고 시정되었어야 마땅했다.감리관계자들마저도 이러한 부실을 한번도 지적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동기가 「봐주기」이든,능력부족이든 책임을 면키 힘들다.설계에서 감리에 이르기까지 부실방지의 상호보완적인 책임소재를 철저히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것이 사법처리의 마지막 수순이다.

붕괴 원인규명이 철저히 이뤄지기를 강조하는 것은 총체적 부실공사가 삼풍백화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개연성 때문이다.수사는 그동안 고속성장과 적당주의 사회풍조속에서 세워진 건축물에 대한 안전점검이라는 의미도 있다.이번 주 설계와 시공회사 관련자를 무더기로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책임소재가 명명백백히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1995-07-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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