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조실협/“남북한 교류의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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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6-14 00:00
입력 1995-06-14 00:00
◎협회대표부 평양 개설… 투자·여행 알선/조선족에 직업훈련… 대중진출 지원도

북경의 조선족기업가들이 남북한 교류와 대중국 투자의 가교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북경 조선족 실업가협회(조실협·회장 김철)는 남북한 민간교류의 창구역할과 한국기업의 대 중국 투자알선 등을 위해 12일 북경에서 북한의 여광무역연합 총공사와 평양에 조실협대표처 설치 등을 정한 협정에 서명했다.

협회 정공철 사무국장은 『대표처는 조선족기업과 한국기업 등에 대한 북한투자상담,알선,정보교류,중계무역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설명했다.

협회는 대표처가 남북관계변화에 따라 한국 기업인과 관광객의 북한 방문 및 여행알선 등 남북교류의 첨병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조실협은 이와함께 중국진출을 원하거나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에 대한 협력사업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관련 사업계획도 밝혔다.올 하반기까지 조선족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훈련센터와 인재교류·알선기구를 발족시킬 계획도 그 중 하나다.조선족 젊은이들에게 한국어와 컴퓨터,영어,상식을 6개월 정도씩 훈련시켜 중국진출 한국기업에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족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나가야 겠다는 것도 협회의 주요목표다.김회장은 『보건소설치,대학미진학 조선족들을 위한 대학준비학원 개설도 준비 중이며 유흥업,음식업 등 서비스업 등에 치중돼 있는 1천5백여 북경소재 조선족사업가들이 이 모임을 바탕으로 제조업과 하이테크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 이 모임의 취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최응구 조선족총회 이사장도 『지난 2∼3년 동안 북경거주 조선족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북경호구를 가진 조선족들이 7천여명,외래호구를 갖고 상주하고 있는 동포들이 4만명 가량으로 늘어나는 등 협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면 한·중교류와 남북교류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19일 김형덕,문명남,김택만씨 등 80여명의 북경주재 조선족실업가들과 최응구 조선족 총회이사장 등이 발기해 설립된 이 협회는 회원 가운데 일부가 친북한성향 인사로 알려져 있고 북한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조교도 포함돼 있어 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그만큼 북한측이 교류를 원하고 있으나 「남쪽의 영향력침투」를 우려,중간에 이러한 단체를 끼워넣어 투자와 참여는 유도하지만 「한국색깔」은 묽게 해보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 단체는 중국 국가과학기술위 및 국가상공회 등 3개 단체의 공동산하단체인 중국 민영과학기술 실업가협회에 「조선족분회」로 가입돼 있다.<북경=이석우 특파원>
1995-06-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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