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난,민족끼리 풀 과제(사설)
수정 1995-05-28 00:00
입력 1995-05-28 00:00
북한당국은 26일 일본에 긴급식량원조를 요청하면서 한국쌀도 공급받을 용의가 있다고 표명하는 한편 이를 위해 일본정부가 중재해줄 것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는 북한이 진정으로 한국쌀을 제공받기 원한다면 일본의 중재보다는 우리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협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정부가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한 것은 새삼스러운일이 아니다.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3월 독일의 베를린에서 『북한에 곡물을 장기저리로 지원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지난 15일 국제언론인협회(IPI) 서울총회 개최연설에서도 이를 거듭 강조했다.이것은 북한을 공존의 동반자로 돕겠다는 우리정부의 순수한 실천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식량및 물자부족은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다.특히 식량사정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북한의 올해 곡물수요량은 6백72만t이지만 94년 생산량이 4백12만t으로 자급률이 61.4%에 그쳐 2백60만t이나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때문에 러시아의 북한전문가들은 북한당국이 주민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식량폭동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84년 남쪽이 수재로 피해를 입었을 때 5만섬의 쌀을 조건없이 보냈고 우리정부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바 있다.남북간에 이런 정신을 살려나간다면 민족화해에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북한당국은 폐쇄적인 체제논리 때문에 주민의 먹는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1995-05-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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