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선언(해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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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3-16 00:00
입력 1995-03-16 00:00
반세기전부터 인류가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데 반론의 여지가 없다.냉전 이후에는 핵무기의 대량학살 위험도 멀어져 갔고 삶의 희망은 끝없이 늘어갔다.유아사망률도 줄어들었고 교육수준은 마치 음식물 수준같이 개선됐다.제3세계 국가들은 한세기 전의 산업국가 성장에 비해 3배의 빠르기로 발전하고 있다.60년대만 해도 인류의 3분의 2가 절대빈곤을 겪고 있었으나 지금은 3분의 1도 안되는 규모다.

그런데 이런 발전이 있었다고 해서 인류의 궁핍이 크다는 사실을 가리지는 못한다.제3세계 국민의 5분의1이 배고플 때 먹지 못하고 있으며 3분의1은 여전히 불안정 속에서 살고 있다.부유국에서는 사회층이 붕괴되고 마약중독과 폭력이 점증하고 있다.도처에서 환경은 경제성장과 반비례해 악화되고 있다.

코펜하겐 정상회담은 추방과 실업문제에 대한 세계적인 첫회의였다.폐막식에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상징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단한 성공이었다.덴마크의 수도에서 3월11∼12일 이틀동안 미테랑대통령을비롯해 세계 1백21개국 정상들이 공식선언을 채택했다.선언은 빈곤을 뿌리뽑고 완전고용을 촉진하고 사회동화를 활성화하는 10가지의 약속을 담고 있다.

코펜하겐 선언은 구속력이 없다.다른 곳에서 수천번도 더 들었을 법한 성스런 맹세와 비슷할 정도다.선진 부국들은 단지 제3세계를 위한 재원을 늘리기 위해 초청된 것뿐이다.선진 부국들이 후진국들을 위해 국내순생산의 0.7%를 공여한다는 60년대의 한정된 목표만이 확인됐다.게다가 부채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코펜하겐 정상회담 참석자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짓누르는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했을 뿐이다.

비정부기구들도 코펜하겐 정상회담이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점을 비난하고 있다.회담의 목적은 연구에 있었던게 아니라는 것이다.하지만 건강과 교육같은 필수요소는 국제통화기구(IMF)나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조정정책의 경제균형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코펜하겐 정상회담이 무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르몽드·3월12일>
1995-03-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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