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고…새차에 경마에“흥청망청”/도지는 과소비/경제안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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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3-14 00:00
입력 1995-03-14 00:00
◎외식비 3배·교통비 14배 급증/작년/술집 53% 늘어 2만8천곳 성업/버리는 음식 연3조2천억어치

과소비가 재연되고 있다.2년 이상 지속된 장기 호황으로 소득이 늘어나며 「쓰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돼 경제의 안정기조가 흔들리는 조짐이다.소비 진정책이 시급하다.

13일 재정경제원이 최근의 소비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안정세를 유지해온 소비가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증하고 있다.승용차와 냉장고 등 값비싼 내구 소비재가 불티나게 팔리고,사정바람으로 한동안 주춤하던 유흥업소 수가 작년에 53%나 늘었다.

도시근로자 가계는 외식비 지출을 23.7%나 늘렸고,소비재 수입액은 24.6%가 증가했다.이 결과 소득 증가율을 밑돌던 소비 증가율이 다시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과소비의 양상을 부문 별로 점검한다.

▷오락·서비스 지출◁

전국의 유흥업소 수는 92년 1만7천3백개에서 93년 1만8천4백개로 6.8%가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작년에는 2만8천2백개로 53%가 늘었다.경마장의 매출액도 93년 1조2백35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7천7백19억원으로 무려 73.1%가 늘었다.

이에 따라 도시근로자들의 오락·서비스 지출액은 93년에는 전년 대비 6.7%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작년 1·4∼3·4분기에는 20.2∼26.4%가 급증했다.

▷내구 소비재 판매◁

승용차 판매액은 93년 6천8백51억원에서 작년에 9천5백3억원으로 38.7%,냉장고는 1천3백49억원에서 1천5백83억원으로 17.4%가 늘었다.

이같은 과소비 열풍을 반영,사치성 내구 소비재에 붙는 특별소비세가 작년에 2조4천4백71억원이나 걷혀 93년보다 무려 51%나 증가했다.

▷외식비◁

도시근로자의 외식비 지출액은 작년 1·4∼3·4분기 사이에 전년 동기 대비 23.7%가 늘어 93년의 증가율 18.7%보다 크게 높아졌다.일본의 도시근로자들은 전체 소비지출의 3.9%(93년)를 외식비로 지출했으나 우리나라 도시근로자들은 이 비율이 9%나 된다.전체 소비지출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85년 3.1%에서 작년에 9%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음식점에서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은 하루 4천t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3조2천억원이나 된다.매년 GNP의 1%가 음식 쓰레기로 버려지는 셈이다.

▷민간소비◁

작년 1·4분기11∼3월)와 2·4분기(4∼6월)에는 소비 증가율이 6.8%와 7.6%로 각각 소득 증가율 8.9%와 7.8%를 밑돌았다.그러나 3·4분기에는 소비 증가율이 7.6%로 소득증가율 7.5%를 앞섰다.지난 86∼90년에는 GNP(국민총생산)의 53.5%만 소비했으나 90∼92년에는 54.7%,93년 55.2%,작년 1·4∼3·4분기 56.5%로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높아지는 추세이다.

▷개인교통비◁

도시근로자의 개인교통비 지출액은 93년에 전년 대비 31.1%가 증가한 데 이어 작년에도 43.2%나 늘었다.전체 소비지출에서 개인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5년 0.5%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4배인 7%로 급증했다.<염주영 기자>
1995-03-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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