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합의설/김종필박준규씨/「공화당TK연대」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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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1-29 00:00
입력 1995-01-29 00:00
민자당 대표직을 사퇴한 김종필의원이 신당창당의 윤곽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김의원은 27일 김영삼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민자당 소속의원및 지구당위원장 모두를 불러 만찬을 베풀던 시간에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박준규 전국회의장을 만났다.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작고한 박정희대통령의 「근대화 주도사단」에서 34년전 인연을 맺은 「우정」과 내각제에 대한 「소신」을 접점하고 「자유민주연합」이라는 정치결사체의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원은 회동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는 개인의 나라가 아니다.내가 고쳐 나가겠다』고 권력분산론을 폈고 박전의장도 『이제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대권정치는 청산돼야 한다』고 내각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박 전의장은 『도와달라』는 김의원의 요청에 『누가 누구를 돕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죠』라고 김전대표에 대한 「보조역」이 아니라 횡적연대의 한 축을 자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 전의장은 이미 지난 25일 대구에서 박철언전의원,유수호·서훈의원 등과 모여 대구·경북(TK)출신 정치인들의 「반민자 비민주」정서를 김의원의 보수 신당 창당과 결합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전의장은 그러나 이같은 연대가 「개혁의 대상」으로 시차를 두고 「토사구팽」당한 「노정객들의 지역할거 연합」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듯 『30∼40대 후세를 돕는 일에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세대교체론」의 예봉을 피하려는 김전대표의 「후생양성론」과 맥을 같이 한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김종필총재 또는 상임고문에,박준규 창당준비위원장등 상징적 위치를 지키면서 이른바 「제2근대화」의 주도세력을 내세운 협의체적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는게 한 측근의 말이다.김의원은 이를 위해 지난 19일 이만섭전국회의장,18일 권익현의원 등과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한데 이어 조만간 D그룹 회장과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구도를 바탕으로 실무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세축은 신민주공화당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을 지낸 김용채·최각규씨,그리고 「TK의 대부」 격인 신현확 전국무총리로 전해졌다.김·최씨는 최근 김종필의원의 청구동 자택에 하루에 두서너번씩 들러 신당의 지구당 조직작업을 보고하고 있으며 신씨는 「대구 회동」을 주선한 것을 계기로 김복동·정호용의원 등으로 접촉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후문이다.여기에 정석모·구자춘·이긍긍·김동근·조부영·조용직의원과 김문원·이치호·김우경·정재호전의원 등이 보수신당 참여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김종필의원은 28일 『설연휴동안 자택을 개방하겠다』고 밝혀 지지의원들의 확보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인상이다.
조부영의원은 『이제 시기만 남았다』고 밝히고 『민자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하나씩 실천에 옮겨 오는 6월 4대 지방선거에서 지지자들에게 보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전당대회 직후 김종필의원의 탈당및 신당창당 구상이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박성원기자>
1995-01-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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