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상품마다 개별브랜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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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0-24 00:00
입력 1994-10-24 00:00
하이트,그린,임페리얼 클래식 등.
성공하려면 제조회사 이름을 빼라.유난히 제조업체의 패밀리 브랜드를 고집하던 주류업계에서 상품마다 개별 브랜드를 붙이는 전략이 유행이다.주류의 3대 메이저인 두산 진로 조선맥주가 이 전략으로 각각 다른 품목에서 재미를 보면서 촉발됐다.
시발은 하이트 맥주.지난 해 5월 패밀리 브랜드인 크라운을 버리고 회사명을 숨긴 하이트라는 브랜드로 성공했다.항상 OB에 뒤지던 크라운의 이미지를 털어버렸다.
두산의 동양맥주도 20일 내놓는 신제품의 이름을 넥스(NEX)로 정하고 지금까지 애용하던 패밀리 브랜드 OB를 상표의 하단으로 밀어냈다.OB 라이트·슈퍼드라이·스카이·아이스 등 「OB」를 모든 제품명 앞에 고집하던 전통을 버린 셈이다.내년부터 월 2백만 상자(5백㎖ 20병)를 출고해 하이트를 격파하는 첨병으로 삼을 계획이다.
두산은 이미 지난 해 11월 인수했던 경월소주에서 개별 브랜드로 재미를 보았다.디자인까지바꾼 그린 소주가 주인공이다.환경 이미지까지 고려한 그린소주는 소비자에게 지방 소주회사 경월과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부각됐다.프리미엄 급 양주인 퀸앤도 마찬가지 사례이다.
진로쿠어스맥주도 지난 6월 진로라는 패밀리 브랜드를 버리고 카스라는 이름으로 맥주시장에 뛰어들었다.소주로는 나이스란 이름의 신상품을 내놓았다.
진로가 개별 브랜드로 재미 본 품목은 위스키.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원액 숙성기간이 12년 이상인 프리미엄급 위스키를 임페리얼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내놓았다.어디에서도 진로 제품이라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위스키에서 만년 2위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는 효자가 됐다.
내달부터 수도권 공략에 나서는 보해소주도 그린이나 나이스처럼 영어로 된 브랜드의 신상품을 내놓는다.현재 물망에 오른 이름은 5개.
참신한 브랜드가 시장의 판도를 자주 바꾸고 있고,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입맛에 맞는 상품을 쉽게 고를 수 있게 됐다.애주가들도 메이저 3사의 개별 브랜드 경쟁을 즐기고 있다.<김병헌기자>
1994-10-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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