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초동수사 현장검증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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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9-23 00:00
입력 1994-09-23 00:00
◎이씨 차량 손상없는데 “교통사고” 처리/검찰 재수사 지휘받고서야 부검 의뢰

「지존파」의 연쇄납치 살인사건에서도 허술한 초동수사,실종된 공조수사,늑장수사 등 대부분의 사건수사 때마다 지적돼 온 고질적인 「치안 허점」이 드러났다.특히 허술한 초동수사 때문에 지존파의 후속 범죄가 가능케 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는 경찰이 지존파의 3번째 희생자인 이종원씨(34·유흥업소 악사·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279) 피살사건에 대한 22일의 현장검증에서 뒷받침됐다.

이날 상오 10시50분부터 20분 동안 전북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하교부락 속칭 「수분재」에서 실시된 이씨에 대한 현장검증에는 이씨의 경기3초 1109호 그랜저승용차가 동원됐다.검증결과 문제의 승용차는 번호판만 약간 찌그러져있는 점을 제외하고 파손된 부분이 거의 없어 검증 관계자들은 기본적인 의문조차 지나친 장수경찰서의 초동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더욱이 경찰은 사고발생 이틀뒤인 지난 12일 사고차량을 발견한 목격자로부터 신고를 받은 뒤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하려 했으나 「변사자의 행적과 사고후 수일이 지나서야 차량이 발견된 경위」등에 의심이 간다는 검찰의 재수사 지휘를 받았었기에 더욱 그렇다.담당검사는 당시 ▲사고당시 이씨가 맨발이었다는 점 ▲사체의 머리부분이 검게 타 일반적인 교통사고 사망자와 다르다는 점 ▲추락사고 답지않게 차량 손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뒤늦게 남원의료원에서 사체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인규명을 의뢰했으나 타살등의 혐의점은 발견치 못했었다.<장수=남기창기자>
1994-09-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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