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재개」 심사숙고해 결정”/박철언씨 출소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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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9-17 00:00
입력 1994-09-17 00:00
◎가족·지역구민 등 50여명 마중나와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돼 1년4개월을 복역하고 16일 가석방된 박철언전의원은 『유죄판결을 내려도 없는 죄를 만들지는 못한다』는 말로 거듭 무죄임을 주장했다.박전의원은 그러나 『이제 모든 분노와 통한은 감옥에 묻었다』면서 『앞으로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는 부인 현경자의원등 가족과 비서진,친지,지역구 관계자등 50여명이 마중나와 비교적 조촐하게 박전의원의 출소를 환영했다.신민당 관계자들은 같은 시간에 당무회의가 예정돼 있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박전의원은 이날 상오 10시 정각에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서 기다리고 있던 부인 현의원과 맏딸 지영양(24),아들 종현군(20)등과 포옹.박전의원은 특히 지난 8·2보선때 현의원의 당선에 헌신한 지영양을 힘껏 껴안으면서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연한 갈색양복차림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박전의원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부인과 맏딸의 어깨를 감싸안고 잠시 포즈를 취한 뒤즉석에서 기자회견.

박전의원은 『지난 1년4개월동안 뜨겁게 성원해준 국민과 대구시민,그리고 따뜻하게 대해준 교도관들에게 우선 감사하다』고 소감을 피력.

이어 『감옥도 사람이 사는 곳인 만큼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히고 『다만 면회온 팔순 노모를 두꺼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뵐 때는 마음이 아팠다』고 술회.

정치재개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주위의 여러분들과 의논한 뒤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신중하게 답변.그러나 뇌물수수혐의에 대해서는 결연한 표정으로 『천지신명께 맹세코 결백하다』면서 『유죄판결로 없는 죄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모든 것은 역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강조.「정부가 가석방한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초범으로 행형성적이 좋으면 대부분 석달정도 형기를 면해 주는 것이 통례 아니냐』고 답변.

부인의 정치입문에 대해서는 『입후보할 때만 해도 마음이 무거웠다』고 밝힌뒤 『내 결백을 믿고 집사람에게 승리를 안겨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언급.



한편 현의원은 남편의 가석방에대해 『어제 뉴스를 통해서야 알게됐다』면서 『늦게나마 남편이 가족의 품에 돌아와 기쁘지만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착잡하다』고 소감을 피력.

박의원은 회견에 이어 10시20분 가족과 함께 구치소를 떠나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곧바로 양재동 자택으로 귀가.<진경호기자>
1994-09-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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