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경수로 결국 한국형 될것” 장담/한외무 방미행보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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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9-10 00:00
입력 1994-09-10 00:00
◎미국무도 이례적 언론발표 통해 공조 재확인/한외무 “국내여론 악화”로 말문… 현안조율 성공

미국을 방문했던 한승주외무부장관이 9일 4박5일동안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한장관은 이날 상오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예방,북한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담은 김영삼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공식 일정을 마쳤다.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던 지난 5일 떠날 때와 달리 미국과 협의가 잘됐다고 여긴 탓인지 귀로의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다.

○…한장관의 이번 미국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는 뭐니뭐니해도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의 회담이었으나 실제로 가장 신경을 쓴 일정은 클린턴대통령과의 면담.한미 두나라의 공조체제를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상징적인 행사가 없기 때문.

그러나 때마침 클린턴대통령이 휴가를 즐기고 있어 미국 방문 이틀째인 7일까지도 면담스케줄이 잡히지 않아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기도.

클린턴대통령의 한장관 면담은 상오11시30분쯤 앤터니 레이크백악관안보보좌관방에서 이뤄졌다는 후문.클린턴대통령이 앨 고어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방인 레이크보좌관의 방에 들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것.

막 휴가를 다녀온 클린턴대통령이 백악관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이러한 형식을 취했다고 외무부의 한 관계자가 전언.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한장관에게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수로형과 관련,『그것은 결국 한국으로 갈수 밖에 없으니 걱정말라』고 했다고.

○…크리스토퍼장관의 언론발표문은 우리가 요청한 것이 아니고 미국 국무부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최근 한국국민의 여론이 한미 공조체제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자 국무부가 핵문제의 주요쟁점을 보다 명확히 해놓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특히 크리스토퍼장관이 회담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발표문을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이제껏 크리스토퍼장관은 회담이 시작되기전 잠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때문에 미국이 그동안 한장관의 방문 가운데 이번에 가장 무게를 실은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

두나라 관계자들은 처음 언론발표문 초안에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손상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을 넣었으나 너무 표현이 강하다는 이유로 외무장관 회담때 막판에 뺐다고.

한편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부 외국기자들은 한장관이 옆에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크리스토퍼장관에게 북한핵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아이티나 쿠바문제에 대해 세차례나 질문을 던지기도.

○…한장관은 크리스토퍼장관을 비롯,윌리엄 페리국방,레이크보좌관,갈루치핵담당대사등 미국 고위관리들과 접촉할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우리 국민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데 우리에겐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공조체제 유지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고.이어 『지금 그 문제를 토의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면서 미·북관계개선과 남북대화 병행 추진,한국형 경수로,북한 핵과거 규명문제를 차례로 재확인하는방법을 구사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언.

실제로 한장관은 미국 공식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현 국내여론이 무척 부담스러움을 토로.한장관은 『실제상황은 전혀 그런 게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이때문인지 회의가 끝날 때마다 여론의 동향에 촉각.그러나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기에 앞서서는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를 회복해 미국 방문을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워싱턴=양승현기자>
1994-09-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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