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경쟁 점화”/김상현고문,전당대회 조기소집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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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9-09 00:00
입력 1994-09-09 00:00
민주당 비주류측 수장인 김상현고문이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2월 조기전당대회를 공식적으로 요구,그동안 전당대회와 당권을 둘러싸고 물밑에서 진행되던 당내 주류와 비주류사이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민주당의 지금 상황을 「위기」로 규정한 김고문은 『민주당은 당내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채 지도력의 빈곤으로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다』고 지적,『당을 활성화하고 수권태세를 갖춘 강력한 야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내년2월에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고 주류측에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만약 주류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헌에 규정된대로 대의원 3분의1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전당대회의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나아가 지금의 무력감을 극복하고 강력한 지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일지도체제가 바람직스럽다고 덧붙였다.
김고문은 이기택대표체제에 대해 「정권교체의지와 철학의 빈곤」으로 몰아붙인뒤 야권통합 무산에 관해서도 「한마디」 빼놓지 않았다.개인위상의 강화만을 노린 밀실협상과 졸속추진,상대당에 대한 인식및 정보부족,그리고 아무런 당내 공식논의가 없었다는 점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이대표가 제1야당의 위신을 실추시켰다고 쏘아붙였다.경주보선 승리에 대해서도 『이대표의 노고는 인정되나 전국적인 반민자 반YS정서가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깎아내렸다.
사실 김고문의 이런 발언은 늘상 해오던 얘기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그럼에도 그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한데는 몇가지 주목할 대목이 있다.먼저 자신과 함께 비주류의 두 축이었던 정대철고문이 동교동계 조직인 내외문제연구회에 가입하고 역시 비주류인 이철의원의 내외연 가입설이 심심찮게 나돈 것은 비주류측에게는 위기로 인식됐고 따라서 김고문은 비주류 인사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도 뭔가 행동이 필요했다는 것이다.또한 정기국회가 한창일때 당권문제를 거론하면 당내는 물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되는 현실도 감안한 것 같다.
주류측은 이에 대해 『정기국회때까지는 전당대회문제를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론임을 들어 공식적인 반응을 유보하고 있다.그러나 그 속으로 들어가보면 이대표측은 동교동계의 확실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2월 조기전당대회도 좋다는 생각인 반면 동교동계는 공천지분등을 감안,지방자치제 선거뒤를 바라고 있다.당헌에는 전당대회를 5월중 개최하되 그 시기를 6개월 앞당기거나 3개월 늦출수 있도록 돼있다.
여하튼 이제 공은 주류측에 넘어갔다.전당대회개최 시기를 놓고 주류측이 어떤 식으로 의견을 조율할지,그리고 이에 따른 주류와 비주류사이의 대립과 마찰이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한종태기자>
1994-09-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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