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주세 150% 유지… 해도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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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8-23 00:00
입력 1994-08-23 00:00
재무부의 세제개혁안에 맥주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맥주의 주세를 조금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맥주업계는 『주세는 알코올 도수와 대중화 정도,가격과 다른 소비재와의 형평 등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며 『현재 맥주에 붙는 1백50%의 주세는 높아도 너무 높다』고 흥분한다.
고급주인 위스키의 주세는 올해부터 종전의 1백50%에서 1백20%로 내렸고 96년에는 1백%로 더 떨어진다.세제개혁안으로 골프용품과 모피의 특별소비세는 현행 60%에서 내년에 25%로,고급 냉장고는 현행 20%에서 15%로 각각 낮아진다.
사실 맥주는 이제 명실상부한 대중주로 전락(?)했다.지난 87년부터 막걸리를 제치고 판매량 1위로 올라섰고 지난 해에는 전체 술 판매량의 56%를 차지했다.사정이 이러니 맥주업계가 고세율에 반발할 만도 하다.
맥주에는 3가지의 세금이 붙는다.마진을 포함한 원가를 1백원이라고 할 때 주세가 1백50%(1백50원) 붙고,주세의 30%(45원)가 교육세로 붙는다.원가와 주세 및 교육세를 합한 금액의 10%(29.5원)는 부가가치세이다.원가 1백원짜리 제품에 세금만 2백24.5원인 셈이다.이때문에 맥주를 마시는 것을 「세금을 마신다」고 말하기도 한다.
병맥주 5백㎖의 원가는 2백9원,출고가는 6백78원이다.세금이 출고가의 69%인 4백69원이다.슈퍼와 편의점·구멍가게 등에서는 보통 출고가에 25∼40%를 붙인 값으로 판다.
생수(석수) 5백㎖의 원가는 2백90원이지만 출고가는 3백60원 밖에 안된다.소주 3백60㎖의 원가는 2백32원,출고가는 3백45원이다.원가는 맥주가 가장 싸지만 소비자 판매가는 가장 비싸다.물론 높은 주세 때문이다.
맥주에 고율의 주세를 물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70년대.경제개발을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72년 1백%에서 1백20%로,74년에는 1백50%로 올렸다.물론 당시의 맥주는 고급주였다.
재무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에 주세율을 조정했기 때문에,이번에는 주류의 행정 간소화에 초점을 뒀다』며 『어차피 내년에 위스키의 주세율을 조정할 것이므로 그 때 주세율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맥주에 대한 주세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인정한다.그러나 이를 내릴 경우 현재 맥주에서 걷는 세수만큼 다른 곳에서 보전할 길이 없다는 것이 최대의 고민이다.
지난 해 맥주에서 걷은 주세는 9천4백79억원,교육세가 2천8백44억원,부가세 1천8백64억원으로 총 세액은 1조4천1백87억원으로 총 국세 징수액 39조2천4백39억원의 3.6%이다.또 맥주의 주세 세수는 총 주세 징수액 1조3천6백77억원의 69.3%를 차지한다.
국고수입을 생각해야 하는 재무부의 처지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징세 편의때문에 대중주에 지나치게 높은 주세를 물리는 문제는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된 것같다.<곽태헌기자>
1994-08-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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