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김중양(굄돌)
기자
수정 1994-07-05 00:00
입력 1994-07-05 00:00
A·B 두사람에게 밥 한그릇씩을 준후,숟가락을 사용해서 떡으로 만들라고 했다.한사람은 숟가락으로 급하게 휘젓기 시작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다른 한사람은 숟가락으로 밥알을 하나하나 짓이겨 나가기 시작했다.약10분쯤 지나자 얼핏보아 숟가락으로 막 휘젓는 사람의 밥이 훨씬 떡 비슷하게 된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시간이 20분,30분 흐름에 따라 승부는 차츰 명백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성미 급하게 휘젓던 사람은 계속 휘젓는 것에 불과했고 제대로 떡이 될리가 없었다.
반면에 보기에 따라 답답하게 비쳐졌던 밥알을 하나하나 짓이겨 나간 사람은 결국 일정시간이 흐르자 완전한 떡을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일찍이 민족의 선각자인 도산선생께서 점진(참진)학교를 세워서 민족의 역량을 키우려고 한것도 서두름없이 꾸준히 정진하는데서 진정한 힘이 축적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국가 행정에 있어서도 한꺼번에 기존정책이나 제도를 변경시키는 것보다는 기존제도를 존중하면서 문제점이 있는 부분만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점진적 접근방법이 보다 현실타당성이 있을 수 있다.오늘날 모든 면에 스피드가 강조되고 있다.그럴수록 한발 뒤로 물러서서 갈증난 길손에게 물을 떠주면서 그 물바가지에 버들잎 몇개 띄워주는 여유와 지혜가 요청된다.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할 수 있다.<총무처 능률국장>
1994-07-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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