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삶/서경보(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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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6-05 00:00
입력 1994-06-05 00:00
『죽은 물고기는 흐르는 물을 따라가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옛 우리 속담이 있다.

나는 요즘처럼 이 속담이 절실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

죽은 물고기가 물살을 따라 흐르는 현상이 우리 사회 여러면에서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웃에서 영어조기교육을 시키므로 나도 따라 시킨다거나,이웃집 모두가 에어로빅을 배우니까 나도 배우기 시작한다거나,남들이 해외여행길에 오르니까 나도 가 본다는식 말이다.모두가 동기와 책임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돌리며 죽은 물고기가 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할까.한심한 노릇은 이런 사고방식으로 생활하면서도 현명하고 잘난 사람이라고 스스로 치부하는 잘못된 생각들이다.

서양의 이솝우화에 이런 얘기가 있다.눈이 둘달린 원숭이가 눈이 하나인 원숭이 굴에 들어가 눈이 하나라고 놀림을 받자 그만 눈 하나를 빼버렸다가 나중에야 자신이 병신이 된줄 깨닫고 죽음을 택했다는 얘기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이 어리석은 원숭이 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진리가 진리로 통할리 없고 정의가 정의로 통할리가 없다.그리고 종교 또한 불신하게 마련이다.종교를 불신하는 풍조는 바로 물을 따라 흘러가는 죽은 물고기의 세계에 다름 아니다.

우리 사회에 이같은 부류의 인간들만 산다면 어떤 사회가 될것인가.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 보다는 바른 의식과 참된 삶의 자세를 새삼 찾아야 할때인것 같다.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삶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나는 이를 창조적인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창조적인 삶을 되찾을 때 비로소 밝고 건강한 사회를 이룩할수 있다.

창조적 삶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화,국제화의 길도 열리지 않는다.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삶의 자세를 찾아 영위하도록 새삼 노력해야할 때인것 같다.<세계 불교법왕청 법왕>
1994-06-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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