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재기의 힘(현장 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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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5-14 00:00
입력 1994-05-14 00:00
◎감량경영·설비투자로 생산성 향상/“「혁신적 사고」가 지속성장 원동력”/경기호전… 인플레 우려 불식/잠재성장률 연 3.5% 예상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한 미국경제의 급속한 회복은 과연 「과열」을 우려할 정도인가.인플레를 초래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의 극대점은 어디쯤인가.현재 미국내에서 미국경제의 현주소를 놓고 활발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주제들이다.또 현재의 고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진짜원인은 어디에 있는가.경제구조가 근본적인 전환과정에 있는데도 낡은 이론에 얽매여 정확한 분석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이같은 대립적인 주제들을 놓고 최근 미국내에서는 기존의 주류 경제이론가들과는 아주 다른 관점및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어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경제분석가들은 미국경제의 장기생산성증가율이 연평균 1%정도,장기잠재성장률은 연2.0∼2.5%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근거해 이들은 경제성장률이 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선다면 임금과 물가의 급격한 인상으로인해 생산의 병목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2.6%에 달한 것을 비롯한 최근의 성장률을 볼 때 미국경제가 장기적으로 버텨내기에는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받아들여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2월초 단기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또 채권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인플레우려로 인해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관점을 펴는 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이들은 현재 강력한 경제회복세가 곧바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경기과열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을 펼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첫째,미국경제의 생산성이 대다수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난 몇년 사이 훨씬 크게 증가해왔다는 점을 지적한다.『미국경제의 생산성은 20년전과 비교해볼 때 극적으로 증가했다.이것은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이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메릴린치연구소의 브루스 스타인버그씨의 말이다.

둘째,이들은 지구촌 경제의 강화가 인플레 없는 성장을 가능케 해준다고 말한다.이 이야기는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하나는 미국기업의 해외이전증가로 넘치는 주문량을 해외에서 생산하도록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미국기업이 상품의 가격을 올리려 할 경우 수출공세로 가격인상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국제경쟁이 인플레를 막는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제시하는 잠재성장률 즉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최대성장률은 어느정도인가.이들은 미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경제성장률보다 1∼1.5%가 높은 3.5%정도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성장잠재력의 증가는 미국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 기인한다.즉 미국경제는 지난 80년대 후반기이래 감량경영·리엔지니어링·시설투자,그리고 정보혁명등을 겪으면서 구조적인 변화에 성공함으로써 노동생산성증가율 자체를 높여놓았다는 것이다.즉 지난 3년간 연평균 2.6%수준을 유지한노동생산성증가율을 새로운 장기생산성증가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미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연3.5%에 이르게 되며 따라서 앞으로 인플레 없는 성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 측은 미국경제가 근본적인 변혁의 과정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최근의 생산성증가의 원동력은 산업구조를 근원적으로 뒤바꾸는 과학기술및 경영에서의 혁신이라고 이들은 생각한다.즉 미국경제가 공업의 시대에서 정보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정보사회로의 이행기에서는 경제를 이해하는 이론의 틀 즉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전의 경제이론가들이 인플레 없는 잠재성장률을 2.5%로 설정한 것은 바로 낡은 패러다임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이노베이션(기업가 혁신)에서 찾던 슘페터이론에서 구하고 있다.지난 10여년간 미국경제가 지나온 고통스러운 터널은 「창조적 파괴」 즉 기업가들의 혁신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고명섭기자>
1994-05-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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