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80∼90% “탈세 영업”/무자료 거래 실태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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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5-10 00:00
입력 1994-05-10 00:00
검찰이 9일 전국의 주류도매상·유흥업소·의약품상·의류상·자동차부속품상및 기타 생필품상등 5백30여 업체를 대상으로 「무자료거래」실태를 수사한 결과 이들 업체가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탈세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겨우 보름동안의 일제 수사를 통해 전체 업소의 80∼90%가 세금계산서 없이 무자료거래를 하다 적발됐다는 사실이다.공공연하게 나돌던 이들 업체의 무자료거래와 함께 탈세혐의가 입증된 셈이다.
과세자료와 소득의 실명화를 통해 조세의 균등부담을 꾀하는데 목적을 둔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나타난 이같은 탈세행위로 금융실명제의 실효성및 조세행정의 엄정성이 엄청나게 훼손당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20만여개에 달하는 술집등 유흥업소 가운데 대부분이 탈세한 주류를 제공함으로써 성업이 가능했다는 것이 검찰의 무자료수사결과 내려진 최종 결론이다.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무자료 주류와 의약품등의 규모도 엄청날 것으로 어림된다.이번에 적발된 업체의 탈세액만도 1천2백55억원에 이르러 이를 토대로 소비자가격을 산정하면 연간 수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자와 유흥업소가 서로 공모,조직적으로 탈세를 일삼아 왔는데도 일선 세무당국은 그동안 팔짱을 끼고 온 것으로 드러나 조세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줬다.
한 예로 연간 매출액 5억원을 올리는 룸살롱이 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소득세등 각종 세금을 정상적으로 낸다면 세금만 2억원을 웃돌게 된다.그러나 수사결과 룸살롱·요정·나이트클럽등 대형 유흥업소의 연간 월평균 신고매출액이 1천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무자료거래에 따른 세금포탈행위가 전반적으로 만연돼 있음이 드러났다.
유흥업소 가운데 룸살롱의 경우 국산양주 1병을 판매하면서 부가세 1만원과 특소세 1만5천원 그리고 소득세를 내지 않음으로써 부당이익을 챙기게 돼 실제로 업주들이 내는 세금은 부당 이득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결국 손님들만 바가지를 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발된 폭력전과자 36명 가운데 구속된 강일택(36)은 보스로 섬겨온 안양 AP파 두목 안광섭이 구속되자 「안광주류판매」를 맡아 운영하면서 7억여원의 무자료거래를 통해 번 돈으로 폭력조직의 세력을 확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부품 도매업자인 이영수씨(38·세경상공대표)도 91년 1월부터 지금까지 64억원상당의 자동차부품을 세금계산서없이 판매한뒤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세무자료상들에게 3억여원을 받고 팔아오다 덜미를 잡혔다.<노주석기자>
1994-05-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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