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중국어시대”/최두삼 북경특파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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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4-14 00:00
입력 1994-04-14 00:00
8·15광복이래 지금까지 50년 가까이 한국사회를 이끌어 온 계층은 영어를 공부한 사람들이었다.영어를 할줄 알아야 행세하고 출세할 수 있었다.조선시대의 한자문화에서 일제때의 일어시대를 거쳐 약 반세기동안 미국영향력하의 「영어시대」가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어지배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돼 갈 것인가.요즘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일부 한국인들은 『멀지않아 영어시대가 거하고 중어시대가 도래한다』는 전망을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한국에서 들으면 한낱 우스갯 소리 정도로 들릴지 모르겠다.하지만 늦어도 21세기초에 접어들면 한국에도 중어시대가 펼쳐지면서 중국어를 구사할줄 모르면 오늘날 영어를 못하는 사람과 비슷한 처지로 전락될 것이라는 얘기는 이곳 한국인들에게 꽤나 설득력있게 들리고 있다.

이같이 중어시대의 도래를 점치는 사람들은 21세기가 아시아태평양시대이며 그 주역은 중국이 맡게될 것이라는 얘기를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때문만도 아니다.실제로 중국땅에 살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그런 생각들이 들게 마련이다.

중국은 이제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시장이다.이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한햇동안에만도 외국업체들은 1천1백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했다.중국행 열차에 오르지 못하면 영원한 낙오자라도 될것처럼 앞을 다투어 몰려들고 있는 모양이 마치 거대한 고깃덩이에 몰려드는 개미떼 같아보인다.이같은 거대고깃덩이에 한국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분은 아직 1%에도 못미친다.지난해 우리나라기업체들은 계약기준 6백29건 6억2천만달러를 중국에 투자,전체 외국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총액의 겨우 0.5%를 차지했을 뿐이다.

전세계 인구의 22%인 12억이 드디어 고도소비시대로 들어간다고 상상해 보자.지난해 중국은 1천2백만대의 전화용량을 증설했다.이는 전세계 전화증설량의 3분의1을 차지한다.전체 중국인들에게 운동화 한켤레씩만 팔아 먹어도 12억켤레이며,이들이 자가용시대를 맞는다고 할때 팔아먹을수 있는 차량은 또 얼마나 되겠는가.중국이 경제발전을 통해 국력을 키워나간다는 관점보다는 이처럼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지않고는 국제경쟁에서 낭오자가 될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그래서 중국어시대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1994-04-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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