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오락산업 미서 급성장(현장/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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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3-16 00:00
입력 1994-03-16 00:00
◎작년 3천4백억불 규모… 증가율 13%/20만명에 새 일자리… 고용창출 큰 효과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의 따분함과 「일」의 수고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온갖 지혜를 짜내는 유흥오락산업이 미국에서 최대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비지니스위크지 최신호에 따르면 「일」과는 반대편에 선 놀이와 소일거리에 대한 미국인들의 소비규모가 나날이 늘어만 간다는 것이다.소비자들이 돈을 풍성하게 쓰는만큼 기업의 유흥오락부문 투자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비지니스위크지나 미국의 유명 경제인들 모두 이 놀이중시 소비·투자 경향을 무조건 문제시하기 보다는 애정어린 충언을 곁들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인들은 지난해 오락(엔터테인먼트)및 레크리에이션 비용으로 총3천4백억달러를 썼다.관광과 외식비용은 제외했으나 도서구입비와 도박·복권 참가비까지를 망라한 이 광의의 유흥오락비는 물론 분야별 비교에서 선두는 아니다.지난해 미국인들의 총소비액은 4조5천억달러에 달했으며그 가운데 의료비가 가장 커 6천억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그 증가율에 있어서는 유흥오락비가 압도적이다.의료비를 제외한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9년에는 7.7%였으나 이후 10여년동안 꾸준히 상승,93년엔 9.4%로 올라섰다.특히 지난 80년대 많은 사람들을 비명지르게 했던 의료비의 급상승추세가 주춤해지고 경기도 호전될 양상을 보이게 되면서 91년부터 유흥오락에 대한 사람들의 쓰임새가 아주 활달해졌다.

지난해까지 3년간 이부문 지출증가율은 연13%를 기록,평균 소비증가율의 두배를 넘었다.이 기간에 미국인들은 구경하고 노는데에다 2백억달러를 더 지출했다.그전까지 지출증가액 수위를 다투던 자동차구입과 의료비는 1백90억달러,1백30억달러로 유흥오락비에 뒤졌으며 주택및 시설 관련비용은 1백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일않고 노는데다 돈과 시간을 허비한 것처럼 보이는 이같은 「유한」풍조가 오히려 미국경제에 건전한 기풍을 진작시키고 활로를 틔어줬다는 사실은 아이로니컬 하다.

먼저 고용증대효과로 유흥오락산업은 지난해에만 20만명에게 새 일자리를 제공했다.총 고용창출의 12%를 떠맡은 것이다.반면 의료산업은 18만명,자동차산업은 3만명을 신규로 고용하는데 머물렀다.따라서 80년대 미국의 대표적 실업가중의 한사람이었던 리 아이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은 주저없이 유흥오락산업을 90년대의 미국의 성장산업으로 꼽았다.

고용 뿐아니라 이 산업은 예전에 국방산업과 금융서비스업이 맡았던 거창한 부의 산실 역할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종합위락시설인 주제공원·극장·카지노·경기장 등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만 1백30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나아가 단추만 누르면 보고싶은 영화나 비디오게임을 즉시 TV화면에 보여주는 쌍방향 정보·오락서비스등 멀티미디어의 실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락산업은 국방산업이 과거 그랬듯 신기술개발의 추진력이 될것』이라고 살라콘그래픽사의 에드워즈 맥크라컨회장은 전망한다.지난해 미국이 6백3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본 와중에서도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80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 사실도 지적되고 있다.

여러 분야중에서도 카지노 1백30억달러등 도박·복권산업이 제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또 80년엔 유흥오락비와 초·중교 교육비 총액이 엇비슷했으나 지난해 초·중교 교육비는 2천7백억달러로 유흥비에 크게 못미쳤다.

어쨌든 미국의 유흥오락업은 더욱 빠른 속도로 번창할 전망이다.지난 2년동안 TV와 VCR의 판매고가 23%나 늘어났고 비디오게임은 18% 증가한데 이어 영화관람,비디오대여 등 가장 고전적인 분야만도 올해 7%이상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김재영기자>
1994-03-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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