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엔 신흥공업국” 꿈부푼 필리핀(현장 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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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3-12 00:00
입력 1994-03-12 00:00
◎미군 떠난 수빅만 경제 중추로 변모/주변국 경협 강화… 미선 2억불 차관/인니·말련과 인접한 산토스시,「성장 삼각형」 이뤄

『피델 라모스는 필리핀 경제의 기관차이다』

필리핀국민의 대다수는 그들의 대통령을 이렇게 말한다.92년5월 대선에서 그에게 표를 던진 사람은 전체국민의 4분의1이 채 되지 않았다.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라모스 대통령의 인기도는 6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들어서 필리핀 주요 일간지인 크로니클지 1면에 빠짐없이 실리던 「최신 전력정보」 고정란이 갑자기 사라졌다.그날그날의 정전스케줄을 알려주던 이 기사는 필리핀 경제의 만성질환이었던 전력부족문제가 거의 해결돼 더이상 필요없게 되었기 때문이다.라모스정부가 93년말까지 전력부족사태를 해소하겠다는 대선당시 선거공약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다.

라모스 대통령은 작년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변 8개국을 순방해 경제협력등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이중 특히 지난해 1월 그는 수십년간 영토문제로 껄끄러운 이웃이었던 말레이시아를 방문,마하티르 총리와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같은 아세안회원국으로서 경제협력강화에 힘쓰자는 것이 이들이 나눈 대화의 요지였다.

라모스정부가 필리핀 경제발전 플랜을 펴나가는데 가장 큰 호재가 된것은 미군의 수비크만 철수.92년 11월 수비크만 완전철수와 함께 미군이 남겨놓은 군사·항만시설은 「자유무역항」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필리핀 경제의 중추로 변모하고 있다.미군이 떠난 자리에 이번에는 미국자본이 들어왔다.군수품 보급창고는 대만의 프롤릭등 해외신발업체들이 임대,수출용 운동화공장으로 변했다.수비크만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중순까지 해외 45개 회사들과 3억6천여만달러의 투자계획에 서명했다.

수비크만은 군사기지시절에 마련해 놓은 완벽한 인프라스트럭처,영어 구사 인력등으로 국제무역항이 될 1급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단 무역항으로 재단장을 하기만 하면 필리핀을 2000년까지 아시아신흥공업국 대열에 올라서게 할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수비크만 말고도 필리핀 경제의 떠오르는 또 하나의 중심은 제너럴 산토스시.민다나오섬에 있는필리핀 최남단 도시 제너럴 산토스는 말레이시아의 사바주및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섬과 함께 새로운 「성장 삼각형」의 한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너럴 산토스가 성장의 한 축으로 떠오른 것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이 지역의 내부교역이 중요해지면서부터이다.결국 이들 인접국과의 교역증진이 필리핀 경제발전에 주요한 변수라는 것이 경제입안자들의 판단이다.

최근 미국은 제너럴 산토스의 도로건설등 사회간접시설 확충에 2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또 일본의 해외경제협력기금이 2천2백만달러,세계은행(IBRD)이 2천3백만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이 돈으로 라모스정부는 산토스시에 이달들어 공항및 컨테이너용 독 건설공사에 착수했다.

필리핀정부는 일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산토스시내의 농산물및 다랑어가공업의 급속한 성장외에 산토스시가 명실상부하게 성장의 삼각형으로서 한축을 이룰 것으로 믿고 있다.

필리핀의 지난해 성장률은 2.3%.91년의 마이너스성장률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것이만 아직은 이웃 신흥공업국들의 성장률보다 한참 낮다.라모스정부는 올해의 성장목표를 4.5%로 잡고 있다.지난해 7.6%로 어느정도 고삐가 잡힌 인플레율도 경기호전을 감안,올해 10%선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라모스 대통령은 자신이 퇴임하는 해인 98년까지는 경제성장률 10%에 신흥공업국 진입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의 경제회복속도로 본다면 그가 웃으면서 퇴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고명섭기자>
1994-03-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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