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운영의 변화(정치판 달라진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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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3-11 00:00
입력 1994-03-11 00:00
◎당원 대대적 감축 “경영 합리화”/「공룡조직」 수술… 자원봉사체제로 전환/중앙당은 정책 치중… 지구당 자율 확대

지금까지 정당의 중앙당과 지구당은 일방적인 상의하달관계였다.정책개발및 제시,공직선거의 후보공천은 물론이고 조직관리측면에서도 그랬다.정당마다 자율화를 내세우면서도 아래로부터의 의견수렴은 다분히 형식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지방화시대에는 두 조직의 관계가 상호의존적·독립적으로 이원화된다.정책은 최우선과제인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해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다 전문성등을 고려할 때 당연히 중앙당의 몫이다.따라서 여·야 모두 중앙당의 조직을 정책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편하려 하고 있다.그렇다고 해서 중앙당만의 전유물은 될 수 없다.국가적인 중요정책을 개발하고 실행에 옮기려면 하부로부터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며,또한 그것이 시대의 요구이기도 하다.

지구당의 운영은 조직관리에서 보다 많은 독립성을 인정받으면서 활성화할 수밖에 없다.중앙당은 지금까지 일선당원들을 직접 관리해왔으나 앞으로는 상당부분를 지구당에 맡긴다.중앙당은 공천과 감사라는 고유의 권한을 통해 지구당을 원격조종할 뿐이다.

정당들이 이처럼 조직의 변신을 꾀하는 이유는 우선 돈 때문이다.정치자금법의 개정으로 떳떳한 돈은 더 많아지게 됐지만 정당운영에 「기름칠」을 하던 음성적인 자금은 발붙이지 못하게 됐다.선관위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고 수입·지출내역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지난해 3백67억원을 모아들였으나 4백4억원을 써 적자운영을 기록했다.모자라는 돈은 가락동 연수원 매각대금 1천8백억원의 이자수입등으로 충당했다.민주당은 87억원의 수입과 76억원의 지출로 흑자살림을 해냈다.

국고보조금의 33% 인상으로 각정당에는 해마다 기본적으로 2백32억원이 지원된다.4개 지방선거를 한꺼번에 치르는 내년에는 모두 9백28억원이 돌아간다.후원회원수는 2백명에서 3백명으로,모금한도액은 1억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상한이 늘어나 공개적인 자금은 풍부해지게 됐다.

그러나 중앙당은 지구당에 공개적인 자금지원 말고는 「실탄」의 지급을중단하고 있다.자연스럽게 지구당에 대한 간섭정도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10일 끝난 민자당의 의원및 지구당위원장 연수에서 드러났듯 중앙당의 「오리발」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또 「6공」말기부터 시작됐지만 새 정부들어 청와대에서 내려오던 한달 10억원안팎의 특별당비도 사라졌다.

따라서 지구당운영은 당원들의 당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민자당은 지난해 당비 32억원을 거둬 80%를 지구당에 되돌려주었다.올해는 50억원을 예상하고 있는만큼 지구당에는 40억원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당들은 살림살이가 빠듯하다보니 거대한 공룡조직을 정비할 수밖에 없게 됐다.돈 안드는 선거에 따라 한계효용이 줄어든 민자당의 3백65만 당원과 민주당의 71만 당원을 자원봉사체제로 전환하기에 이른 것이다.민자당은 37만명의 반책폐지등 75만9천명의 지구당관리요원을 17만명으로 감축하기로 했다.민주당도 조직강화특위를 통해 체제정비에 나섰다.

정당의 이같은 궤도수정은 지방화시대에서도 기인한다.여야는 내년 4개 지방선거후보들의 공천권을 상당부분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위임할 계획이다.지구당은 자체조직의 관할권도 대폭 위임받아 위상이 높아지게 됐다.

그럼에도 정당의 조직원들에 대한 「힘」은 공천권행사에서 나오듯 중앙당이 이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세확산중심으로 운영되어오던 정당이 생산성을 갖추기까지 두 조직의 완전한 관계설정은 아직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박대출기자>
1994-03-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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