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거래 김칠성·사채 신상식씨 전담/장여인 부도에 연루된 인물
기자
수정 1994-01-25 00:00
입력 1994-01-25 00:00
장영자씨는 이번의 어음부도 사건에서도 금융계와 업계,군 및 정치권 출신 인사들을 대거 동원했다.부동산과 골동품 등 2천억원 대로 알려진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끼워주겠다는 말로 유혹했다.이들은 처음에는 장씨의 달변에 속아 심부름을 해주는 정도였지만 점차 자신들도 뭔가 한건을 챙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러나 포스시스템 대표 조평제씨의 경우처럼 장씨의 사기극에 말려든 피해자도 적지 않다.
김칠성씨(전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장)와 장근복씨(전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는 막대한 자금동원 능력에 현혹돼 장씨의 그물에 걸린 케이스.김씨는 지난 92년 11월 압구정지점장으로 있을때 장씨가 주선한 거액의 사채예금을 유치한 것을 계기로 장씨의 은행관련 거래를 도맡다시피했다.장근복씨의 경우도 장씨가 동원한 사채자금 1백32억원에 현혹돼 유평 어음 50억원어치에 불법으로 배서해줬다.
김영덕 전서울은행장은 자신이 사장으로 재직했던 서울투자금융(현상업증권) 출신 인사들을 장씨에게 소개해준 장본인이며 벽산상호신용금고에 2억원을 대출해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김씨가 천거한 인물중 대표적인 사람이 상업증권 상무인 신상식씨다.신씨는 장씨의 사채거래를 전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그는 유평의 부도어음중 벽산금고가 할인해준 2억원을 자기 돈으로 대신 갚았고 민국금고가 할인해준 5억5천만원에 대해서도 자택을 담보로 넣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에 김칠성씨 못지 않게 깊숙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82년 사건 당시 서울투자금융 영업2부장이었던 정태광 삼보금고사장은 『장영자씨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동일인 여신한도(7억1천2백만원)의 13배나 되는 돈을 어음할인 형식으로 유평에 내준 것을 보면 장씨와 긴밀한 관계임이 분명하다.
포스시스템의 대표 조평제씨는 이번 사건의 최대의 피해자이다.감독원의 조사 결과 포스시스템의 부도금액은 1백7억원으로 전체 부도액 2백48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이다.아직도이 회사 발행 미회수 어음이 90장이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피해액은 더 늘아날 전망이다.<염주영기자>
▷장영자씨 어음부도사건 일지◁
▲93년7월=김주승씨,부산화학과 부산 범일동 땅 매매계약 체결
▲〃9월=장씨,김칠성씨 소개로 유평상사(대표 최영희 전국방부장관)인수
▲〃10월25일=김칠성씨,장씨 부탁받고 사채업자 하정임씨 명의의 통장으로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9억 불법인출
▲〃10월26일=김씨,하씨 통장에서 21억원 추가 인출
▲〃11월말=포스시스템(대표 조평제)어음 1백7억 부도
▲〃12월10일=유평상사 어음 52억여원 부도
▲〃12월15일=이벤트 꼬레(대표 김주승)어음 42억(부산화학에 위약금조로 지급)부도
▲〃12월16일=김주승씨,해외도피
▲〃12월23일=부산화학,부산지검에 이씨 부부 및 사위 김씨 고소
▲〃12월27일=유평상사 수표 5억 부도
▲94년1월17일=대명산업(대표 이철희)30억 부도
▲〃1월21일=서울지검,수사 착수
▲〃1월23일=이·장씨 부부 검찰 출두
▲〃1월24일=장씨·김칠성씨 구속 수감
1994-01-25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