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꿈나무 육성에 열올린다(오늘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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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1-12 00:00
입력 1994-01-12 00:00
◎중국 국제진출에 자극… 뒤늦게 보급 바람/애호가 1만명… 작년 세계아마대회서 5위도

북한이 바둑의 보급에 큰 관심을 가져 조만간 세계 바둑계에 뛰어들 채비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넘어온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지난 90년 이후 전국바둑대회를 연례적으로 개최,바둑보급과 함께 우수한 기사양성에도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바둑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89년 8월 김정일의 지시로 평양에 바둑회관을 건립하고 국가체육위 산하에 「바둑협회」를 신설한 이후이다.이 때부터 고유 민속놀이의 하나로 인정하면서 전통문화의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전국적인 바둑인구의 저변 확대에 나선 바 있다.

물론 현재 북한의 바둑인구는 약 1만명 가량 추정될 정도로 아직 우리나 일본·중국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더욱이 지난해 북한을 다녀온 일본기원 관계자에 따르면 기력도 아마 5단 정도가 최고 수준으로 93년 한해 응창기배,후지쓰배,동양증권배,진로배(단체전)를 석권한 한국과는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바둑의 잠재력은 만만치않다는 지적이다.예컨대 89년 바둑협회 창설 당시 바둑인구가 5천명 정도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일단 양적으로 급성장 추세에 있다고 할 수 있다.지난해 도쿄 세계아마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의 문영삼이 5위를 차지하는 등 질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특히 지난 92년 10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여류바둑선수권대회에서 당시 7세의 최은아양이 8위를 차지하는 등 무서운 성장잠재력을 보여 준 바 있다.

북한이 바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같은 사회주의권인 중국이 바둑을 두뇌 스포츠로 인정,세계아마대회를 석권하는 것은 물론 국제프로대회에까지 진출해 외화까지 벌어들이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둔데 자극을 받은 때문으로 보인다.

때문에 앞으로 4∼5년 후면 북한 바둑도 한·중·일에 버금가는 제4의 바둑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일본기원 관계자의 진단이다.이같은 전망은 70년대 후반부터 세계바둑계에 진출한 중국이 사회주의 특유의 스파르타식 집단훈련으로 불과 몇년만에 한국·일본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급성장한 전례를 근거로 하고 있다.

더욱이 외채 지불불능으로 국제적 파산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북한당국으로서도 세계바둑계에 진출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게 일본기원 관계자의 귀띔이다.중국의 전업기사들이 세계바둑대회에서의 대국료가 본국에서 1년간 쓰는 생활비를 충당할 정도였다는 것을 북한당국으로서도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북한의 전국바둑대회에서 우승·준우승을 모두 10대가 차지할 정도로 북한은 바둑 「영재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이들 바둑 영재 중에 북한이 자랑하는 바둑신동은 역시 올해 만9세가 되는 최은아양.최양은 북송교포 최병일의 딸로 91년 8월 이웃에 사는 최재우(아마 5단)에게 바둑을 배워 1년만에 아마3단의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특히 북한당국이 지난해 9월 최양을 평양 금성제1고등중학 인민반에 특례입학시킬 정도로 속성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구본영기자>
1994-01-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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