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개혁/선우 찬호 특허전문 미국변호사(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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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1-19 00:00
입력 1993-11-19 00:00
미국에서는 클린턴대통령 취임후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눈에 띄게 활발해 졌다.각료 중에서도 예산이 제일 큰 보건복지성 장관,그리고 권력의 꽃이라 일컫는 검찰총장을 모두 여성들이 차지했다.더구나 미국에서 가장 추앙받는 종신직 대법원 판사의 단 하나의 공석도 여성이 차지했다.신임 긴즈버그 대법원 판사는 명문 법과대학을 일등으로 졸업했으나 그 당시 사회전반에 팽팽했던 여성차별에 희생돼 일류 법률사무소나 법원에 취직을 할 수 없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그후 수십년간 그녀는 여성차별반대에 앞장 서 여성의 인권향상에 괄목할만한 공헌을 했다.

이러한 여성의 사회진출은 소수에 국한돼 있지 않고 사회전반에 확산돼 있다.이미 미국 노동인구의 거의 반이 여성이고 특히 전문직에서의 진출은 눈부시다.가장 경쟁이 심한 법과대학과 의과대학의 재학생중 40%이상이 여성이다.미국의 최고 명문공과대학인 MIT공대도 40%가 여성이다.앞으로 더욱 증가할 추세라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여성들이 남성 권위주의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투쟁·노력의 결실이다.50년 전만해도 미국 여성은 투표권조차 없었다.그들은 끊임없는 투쟁으로 차별의 제도적 장벽을 하나하나 무너뜨렸다.

우리나라도 상당수의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고 있다.그러나 그들의 사회 참여도는 미약하다.관청에서도,기업에서도 「전문 직업」여성을 찾아보기는 매우 힘들다.정치권에서도 지역구 국회의원은 한명도 없다.여성들 자신도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다.대학에서도 여성들은 주로 「여성적」인 전공분야에 편중돼 있다.대학교육이 시집을 가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사회에 나와서도 1∼2년 일하다 그만 둔다.직업의식이 결핍돼 있다.여성 단체들의 활동도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없다.제도적인 장벽을 무너뜨리고 사회 전체에 깔린 편견을 없애기 위해 남성뿐만이 아니라 여성들 자신도 의식을 개조해야 한다.

김영삼대통령 취임후 여성장관의 수가 상당수 늘었고 직장에서의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도 곧 만든다고 한다.그러나 개혁이란 지도층을 위한 것도 아니고 지도층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도 아니다.우리 모두가 의식을 바꾸어 나갈 때만 가능하다.여성들의 좀 더 긍정적인 자신감과 적극적인 참여의식,남성들의 새로운 문화의식이 있을 때 우리사회는 좀 더 공정하고 생산적이 될 것이다.
1993-11-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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