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실질심사제」 첫 도입/서울북부지청
수정 1993-10-24 00:00
입력 1993-10-24 00:00
앞으로는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피의자를 직접 불러 신문하거나 전화로 혐의사실을 철저히 확인한뒤 영장을 발부하는 인권신장을 위한 새로운 제도가 최초로 도입,시행된다.
서울지검 북부지청은 23일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전에 피의자를 신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구속영장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판사가 영장을 검토하다가 피의자를 신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피의자를 소환할 경우 검찰이 이에 적극 협조해 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판사가 경찰과 검찰·안기부 등 수사기관에서 올라온 수사기록만 검토한뒤 영장을 발부,피의자가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 등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정식재판에 회부되기 전에는 구제받을 길이 없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불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형법의 원래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을뿐 아니라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전국 검찰로 확대,정착될 전망이다.
법원과 검찰은 그동안 이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아래 연구·검토를 거듭해왔으나 부처간 견해가 다른데다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점이 많고 복잡해 계속 미뤄왔다.
검찰은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미심쩍은 대목이 있으면 피의자를 직접 불러 신문하거나 또는 전화로 피의자를 신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법원의 한 관계자도 이에 대해 『사법부는 구속 및 형벌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임의동행 개선 ▲구금기간의 조정 ▲구속심사제도의 통일 ▲형벌의 다향화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왔다』면서 『구속영장실질심사제가 도입되면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재판부로부터 집행유예나 벌금을 선고받고 석방되는 피고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금까지 밤 늦게 풀어주던 관행도 개선,일몰전인 낮시간에 석방해 주는 등 가족들과 피고인들의 오랜 민원을 해결해주기로했다.
그동안에는 피고인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검찰의 석방지휘가 늦어 보통 밤 9시∼10시쯤 석방되는게 관례여서 가족들이 교도소나 구치소 밖에서 5∼6시간씩 기다리기 일쑤였다.<오풍연기자>
1993-10-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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