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사랑/임운길·천도교 선도사(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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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0-12 00:00
입력 1993-10-12 00:00
유행따라 그러는지 멋을 내려고 그러는지 국제화시대가 되어서 그러는지 민족적 주체성이 없어 그러는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말로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외국어로 표현하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특히 거리의 간판들을 보면 온통 외국말로 가득차 있다.
슈퍼마켓·터미널·레스토랑·호프·챠코·까뜨리넷뜨·쁘렝땅·치킨·시스템·링박스센타·하이패션·쎈서스·에스에스·리스콤….그리고 고층건물의 이름과 운동경기 용어가 대부분 외국어로 된것을 볼 수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어느나라 말인지 알 수 없는 해괴한 말이 될 것 같다.
아마 남북교류가 잘되어 북한사람들이 남한에 온다면 어리둥절해질 것이다.
이렇게 외국말을 써야 선진국이 되는 것인지? 내것을 멸시하고 남의 것을 모방해야 되는 것인지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항상 과거를 교훈삼고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슬기롭게 개척해나가야 한다.
조선조 말기 열강의 각축속에서 주체성을 잃고 뱃사공 없이 표류하는 조각배 모양 흘러가다가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겼던 뼈에 사무친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일제식민지 통치하에서 우리말 하다가 호된 벌을 받지 않았던가? 그때 숨어서 우리글로 일기를 쓴 기억이 난다.말과 글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몸부림치던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제정신만 차리면 살수 있다는 격언이 있다.
우리 민족이 아직 통일을 성취하지 못한 것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제것을 멸시하고 남의 것만 추종한데 근본원인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속히 우리말 우리글 쓰기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기를 바란다.
아울러 하루속히 민족정의·민족자주정신이 확립되기를 염원한다.
우선 각종 간판부터 될수 있으면 우리말 우리글로 쓰면 좋겠다.
1993-10-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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