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함 보단 불우이웃과 함께하기/정치권 검약 추석바람
수정 1993-09-28 00:00
입력 1993-09-28 00:00
올 추석정가는 오가는 「인정」이 거의 끊긴듯 썰렁하다.민자당의 주요 당직자들은 추석을 맞아 예년처럼 풍성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불우시설과 일선경찰관등을 위로·격려방문하는 것이 거의 전부이다.
자금이 없어서 못쓰고 있어도 쓰기가 어렵다.정 써야 할 경우에도 소리 소문없이 처리한다.
의원들은 일응 「바람직한 변화」로 받아들이면서도 『개혁도 좋지만 항상 지역구민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가장 큰 명절인 추석에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민자당의 김종필대표는 27일 아침 영등포 지역 환경미화원 30여명을 여의도의 한 설렁탕집으로 초청,격려하면서 「비누선물 한세트」씩을 전달했다.김대표는 사무처직원들에게는 전혀 선물을 하지 않았다.김대표의 자금줄이 굵지 않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정치 청풍」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황명수사무총장도 28일 이북5도민회를 방문할계획인데 이 때 전달할 「미성」은 5백만원 정도.곁에 붙어 있는 이북5도청에는 성의표시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예년 같으면 「결례」같다고 생각될 정도지만 올해는 어쩔수 없다는 것이 민자당의 생각이다.
○…썰렁하기는 의원들도 마찬가지.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황총장은 명절및 연말연시 선물을 금지한 의원윤리실천규범을 준수하라고 엄명했다.
이같은 당지침이 지출을 규제하고 있다면 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는 수입을 끊어놓고 있는 상태다.
정기국회가 열리고,명절이 오고,국정감사가 눈앞에 다가 오는데도 자금원은 말라붙은 상태라고 울상들이다.
최근의 청와대 만찬회동에서도 격려금은 전혀 없었다.
당 차원에서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에게만 2백만원씩 지원한 것이 전부. 민자당의 전국구 C의원은 『예년에는 명절 때 총재명의로 적어도 5백만원 이상은 내려왔으며 외부 지원자금을 합해 최소 1천5백만원 이상은 쓸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올해의 수입은 의원세비가 전부이며 결국 씀씀이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번에는 명란젓이나몇통 돌리고 말 것이라는 설명.소요예산은 대략 2백만원정도.
지역구의원들의 사정은 더 급하다. O의원은 『최소한 관리장급 이상은 인정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들어오는 자금이 없기 때문에 평소 비축해 둔 돈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그가 계상하고 있는 추석자금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1천만원정도.
지난해까지는 시계를 돌렸던 P의원은 아예 신경을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자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
○…민주당은 이날 최고회의에서 올 추석에는 선물을 일체 돌리지 않고 대신 불우이웃을 찾아보는 간소한 명절로 보내기로 재차 결정했다.
당 차원에서 중앙당 당직자 1백50여명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것이 전부다.이 자금은 이기택대표가 1천만원을 내놓고 당비 2천만원을 보태 마련했다.<강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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