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이은 2탄… 경찰 젊어진다/청장교체 이어 대폭 인사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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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9-21 00:00
입력 1993-09-21 00:00
김효은경찰청장이 20일 전격 사표를 제출하고 김화남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임명됨으로써 경찰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이 시작됐다.
김청장의 사퇴는 김덕주대법원장·박종철검찰총장의 사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서 법원·검찰에 이어 경찰의 대대적인 수술과 개혁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형적으로는 김청장의 사퇴가 급작스런 일이지만 범정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혁과정에서 볼 때는 일견 예고된 수순이었다고 할 수있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진행된 사정과정에서 경찰조직은 사정작업의 주체인 법원·검찰조직과 함께 많은 구설수에 올랐으나 내부적인 사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김청장 자신은 초기 개혁의 과정에서는 누구보다도 경찰조직의 개혁에 앞장서서 조직의 새로운 면모를 꾀하려 했었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는 경찰개혁의 속도는 미흡했으며 특히 연초부터 터져나온 대학입시부정사건·슬롯머신사건 등에 경찰관이 관련돼 큰파문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책임지고 퇴진하는 경찰간부는 항상 소수에 그치는 등 주위의 눈총을 받아왔다.
실제로 비리사건에 연루됐던 천기호·유상식치안감등은 아직 사표를 내지않고 버티고 있으며 이 모습이 경찰조직의 정체성을 잘 말해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청장 자신도 이같은 점을 의식,김대법원장과 박검찰총장이 물러난 시점인 지난 15일에 이미 이해구내무부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화남신임청장의 임명은 경찰청 차장에서 서울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이 되는 관례를 깨고 2단계를 뛰어넘은 것으로 후속인사의 폭이 사상유례없이 크고 젊어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또 김종일경찰대학장과 김영두경찰종합학교장도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고 재산공개 파동에서 구설수에 올랐던 S모·P모 지방청장의 사퇴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어서 경찰조직은 한차례 커다란 인사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함께 김청장과 같이 경찰에 입문했던 10명의 경찰간부 가운데서도 거취를 표명할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여 경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경무관급이상 경찰간부자리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자리바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경찰이 국민의식 깊숙이 뿌리내린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려면 인물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의식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견해다.<최철호기자>
1993-09-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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