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50년간의 세계경제/미 국제경제연 프레드 버그스턴박사 논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3-09-21 00:00
입력 1993-09-21 00:00
◎지구단일시장·통화 실현될것/정치 분권화 거듭,「소규모 집단」 난립/한국통일 20년 소요… 동아강국 부상

미국 워싱턴소재 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인 프레드 버그스턴박사는 최근 창간 1백50주년을 맞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앞으로 1백50년간의 세계경제」란 글을 기고했다.과감한 이론전개와 「장미빛」 장기전망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이 특별기고문을 요약소개한다.

경제는 더욱더 중앙집중화하고,반면 정치는 한층 탈중앙분권화하는 상반된 물결 한가운데서 20세기가 마감을 앞두고 있다.21세기 등 향후 1백여년간의 세계는 현재의 이 상반된 두 조류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성공적으로 열매를 맺는 기간이 될 것이다.서기 2150년의 세계경제는 현재의 유럽공동체(EC)가 흐릿하나마 암시해주는 「지구단일시장」이 실현되고 단일통화및 금융체재도 성사될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양상과는 반대로 정치는 분화에 분화를 거듭,규모와 위세가 크게 축소·약화된 수백개의 정치적 집단체들이 지구 곳곳에 빽빽이 들어찰 것이다.그러므로 미래의 역사적 도전은 경제의 구심력과 정치의 원심력을 어떻게 잘 엮어짜느냐다.20세기후반의 계획경제종언과 함께 자본주의의 절대우위가 확립됐지만 동시에 시장경제 여러 유형간에 경쟁과 혼합절충의 바람이 불고 있다.21세기 전반부까지도 이같은 모색은 계속될 것이다.

향후 1백50년에 일어날 일중 가장 놀라운 변화는 각국이 경제적 주권을 세계경제조직체에 자발적으로 양도하리라는 사실이다.시간이 지날수록 강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은 자기들의 진정한 주권이 전지구적 상호의존의 현실 앞에 별다른 의미가 없음을 깨달아갈 것이다.물론 명목적인 정치적 주권은 잔존할 것이나 경제문제의 의사결정권은 전지구적 차원을 향해 꾸준히 상승·이동해간다.

다음세기에 걸쳐 진행될 이같은 전지구적 대역화속에서 누가 이기고 누가 질 것인가.현재 우리는 개발도상국단계를 성공적으로 졸업한 케이스와 고소득국가대열에서 중도탈락한 예를 나라별로 꼽곤 한다.그러나 국가는 이 다음의 대역화세기에서는 경제단위로서 의미를 상실하는만큼 개별국가를 초월하는 대지역으로 범위를 넓힌 뒤 경제적 성공담의 주인공들을 찾아야 한다.

다음 8개의 대지역이 유력한 후보들이다.

▲남아시아=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화해함에 따라 거대한 소비인구와 양질의 인력층확보라는 잠재력이 폭발.

▲멕스­아메리카=멕시코 리오그란데강 남부지역의 노동력과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미국 서남지역의 기술·자본의 결합.

▲대남중국=대만과 홍콩이 중국 광동성 등의 남부지역과 일체가 돼 20세기 후반의 붐을 가속.

▲대아라비아=중동평화의 도래와 함께 이집트의 인력,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제국의 자본및 에너지,이스라엘 등의 기술이 결합.

▲남아프리카지역=흑백통합을 이룬 남아연방의 주도로 아프리카대륙 초유의 경제개발 완료.

▲신터키대역=이란과 이라크가 적대적 군사대결을 지양하고 경제협력에 나선데다 국가수립을 이룬 쿠르드족이 옛 회교제국의 번영에 일조.

▲동구권=유럽공동체의 일원이 되면서 경제활성화에 커다란 진전.

▲북동아시아=러시아와 중국의 일부가 포함됐지만 통일한국이 중추지역으로 한국은 독일통합의 교훈을 살려 하룻밤새가 아닌 20년에 걸친 점진적 방식으로 통일를 이뤄 통일비용을 보다더 생산적으로 활용.<정리=김재영기자>
1993-09-2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