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경제인식,눈을 밖으로 돌리면(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3-09-16 00:00
입력 1993-09-16 00:00
지금 우리앞에 무엇이 가로놓여 있는가.경제가 장기침체국면에 머물고 있는 데도 걱정만 있고 대응이 없다.세계는 뛰는 데 우리는 방향감각을 상실한 양 제자리에 서있다.세계가 돌아가고 있는 형편과 우리의 그것이 너무나 판이하다.우리의 행동양식에 선명히 자리잡아야 할 초점과 목표가 흐려져 가고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까지 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요즘 바깥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와는 무관하게 지나치게 국내라는 좁은 틀안에 우리의식을 고정시키고 있다는 자성과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국제사회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그로인해 적절하고 기민한 상황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이 비판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지적이 일리가 있음에 공감하면서 지금 우리의 눈을 밖으로 돌려 그것을 우리의 보다 명확한 현실인식의 바탕으로 삼아야한다고 본다.

우리경제는 3년연속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시장상인이나 대기업이나 할것없이 제대로 원활히 돌아간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게다가 이런 상황이 언제쯤이면 끝날것이라는 예측조차 안되고 있다.그런데도 이에 적극 대응하려는 조짐도 보이질 않는다.경기둔감현상마저 없지않다.

과거에는 어느 한쪽이 경기가 나쁘면 해외특수같은 돌파구가 있었다.지금은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시원스런 호재도 돋보이지 않는다.엔고같은 호재가 있어도 이를 적극 활용할 의욕도 왠지 느슨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의 세계경제전망에서 금년과 내년의 선진국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우리경제가 정상수준에 있더라도 어렵게 되어간다는 소리다.또 이는 보호무역주의가 미구에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는 예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루과이라운드등 국제다자간협상테이블에서 우리의 주장을 당당히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을 또한번 달리해보자.일본의 신정부는 2년연속의 경기침체와 엔고가 겹쳐 경기정체선언을 해놓고 대대적인 부양책을 준비중이다.중국은 경기과열로 성장억제정책마저 쓰고있다.전통적인 종교국가인 인도마저 경제에 눈을 뜨고있다.선진국백화점 진열대의 메이드인 코리아가 동남아후발국상품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은 또 어떠한가.

엔고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을 언제까지 산업구조탓만 할 것인가.일본기업이 엔고돌파를 위해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데도 한국에는 오지않고있다.국내최대기업이 2류라고 자처하고 수출업자들은 팔릴 물건이 없다고 한탄한다.한국경제가 발전적으로 변해서가 아니라 세계경제가 한국을 앞질러 가기때문이다.우리의 시각을 밖으로 돌려 우리의 진정한 좌표를 찾고 목표를 선명히 해야만 한다.
1993-09-1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