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 3분… “파문 진정됐으면”/김대법원장 퇴임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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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9-12 00:00
입력 1993-09-12 00:00
◎직원들 침통한 표정… “신뢰회복 계기로”

11일 열린 김덕주 대법원장의 퇴임행사는 25분만에 간략하게 종료.

그러나 이날 김대법원장의 짧은 퇴임식을 지켜본 법원관계자들은 그의 용퇴가 지난 7월 소장판사들의 사법부 개혁 요구 파동과 이번 재산공개 후유증으로 만신창이가 된 사법부의 신뢰와 권위를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람을 한결같이 피력.

○25분만에 끝나

○…이날 퇴임식은 13명의 대법관과 각급 법원장등 법원 간부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퇴임사 낭독,꽃다발 증정 순으로 숙연한 분위기속에 9분동안 진행.

김대법원장은 10시 정각에 식장에 입장,기립박수로 맞이하는 참석자들에게 착잡한 표정으로 인사를 한뒤 국민의례가 끝나자 미리 준비한 퇴임사를 3분가량 평소와 다름없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낭독.

퇴임사 낭독에 이어 여직원의 꽃다발이 증정되는 동안 대법관등 참석자들은 지그시 눈을 감은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일부 참석자들은 간간이 고개를 떨구기도.

○조기수습 부탁

○…김대법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사법부에 대한 애정과 용퇴의 아쉬움을 밝힌뒤 자신의 사퇴로 사법부에 몰아닥친 재산공개 파문이 진정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

그는 특히 외압에 밀려 퇴진했다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듯,『 지금의 모든 법관들이 정직,깨끗한 마음으로 법률과 양심에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고 사법부의 독립도 어느때보다 보장돼 있다』고 강조해 눈길.

한편 이날 김대법원장의 퇴임식에는 법원간부들뿐 아니라 일반직원들까지 일손을 놓고 나와 침통한 표정으로 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으며 하루빨리 신망있는 후임 대법원장이 임명돼 사법부의 위기를 추스르기를 기대.

○…김대법원장은 퇴임식을 마친뒤 강당옆 귀빈대기실에서 김비서실장과 법원행정처 서성 기획조정실장만을 불러 5분가량 머무르면서 사법부 진통이 조기에 수습되기를 당부하는 의견을 거듭 천명.

그는 취재진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짧게는 2년9개월의 대법원장직을, 길게는 35년동안 법관으로 몸담았던 법관생활의 감회에 젖는 듯 한동한 창밖을 응시하기도.

이어 그는 대법원 현관앞에서 법원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마치고 대법원 정문까지 도열해 있던 법관들과 일일이 고별악수를 한뒤 한차례 손을 흔들어 보이고 승용차편으로 청사를 떠났다.<송태섭기자>
1993-09-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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