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현대돌풍」 조짐/「현대정유」,경영정상화 청사진 마련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3-08-03 00:00
입력 1993-08-03 00:00
◎일산 30만배럴로 증설키로/윤활유 생산 등 사업 다각화/시설 현대화­시장점유율 1%P 제고 추진

『현대정유를 유공을 능가하는 회사로 키워라』­얼마전 정주영명예회장이 내린 특명으로 알려진 이 말은 요즘의 현대그룹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울산 노사분규 와중에 극동정유의 경영권을 완전인수한 현대는 지난달 26일 주총에서 상호를 현대정유로 바꾸고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섰다.시장점유율 1% 높이기,생산시설의 탈최하위,재무구조개선 및 대대적인 경영혁신운동 등 정상화를 위한 청사진 마련에 여념이 없다.

현대정유는 생산설비증설과 관련,현재 하루 11만배럴인 정유시설을 30만배럴로 늘리기 위해 이미 허가받은 10만배럴 외에 추가로 10만배럴정도의 증설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대는 또 부채가 1조3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취약한 경영여건을 호전시키기 위해 연내 영업망확충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지금의 6·5%에서 7.5%로 끌어올릴 생각이다.점유율 1%포인트는 지난해 매출액(8천4백62억원)으로 볼 때 1천3백억원에 달하는 규모다.현대자동차써비스의 판매망과 연계해 주유소를 신설,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이와 관련,서울 계동 현대사옥 앞에 있는 주유소 2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확보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현대의 야심은 사업다각화차원에서 앞으로 윤활유를 직접 제조,판매한다는 데 있다.그동안은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만을 생산했으나 이 부문에서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윤활유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생각이다.

일산 1천배럴규모의 윤활기유 생산능력을 보유한 현대정유는 이를 위해 극동정유의 대주주였던 장홍선씨가 소유한 한불윤활유를 인수함으로써 연 5천억원규모의 윤활유시장에 참여할 생각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별도의 윤활유생산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기존업계는 현대정유의 이같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판도변화에 유의하고 있다.

현대정유가 윤활유제조업에 손을 대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윤활유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룬 쌍용정유와 마찬가지로 이 부문에서의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현재 유공·호남정유·경인에너지 등 대형업체와 1백여개의 군소윤활유업체들은 쌍용과 현대로부터 윤활기유를 공급받거나 기유부족분을 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다』며 『현대정유가 윤활유부문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기존업체들은 극심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현대의 「돌풍」을 예견했다.<김현철기자>
1993-08-03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