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 「장미빛 전망」 퇴색/코펜하겐 EC정상회담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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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6-23 00:00
입력 1993-06-23 00:00
91년 12월 마스트리히트 EC정상회담에서 유럽통합조약이 합의될 때만 해도 유럽의 미래는 온통 장미빛으로 보였었다.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권 형성에 따른 유럽경제의 활성화,국제정치무대에서의 발언권 강화 등 과거의 영광회복에 대한 기대로 유럽인들은 꿈에 부풀어 있었다.유럽은 더 이상 쇠퇴하는 대륙이 아니며 힘찬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생각됐었다.
그로부터 1년반.코펜하겐 EC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장미빛 미래에 대한 기대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EC 각국의 경제는 지금 최악의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고 보스니아의 비극이 1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데도 EC는 아무 손도 못쓰고 있다.
자연히 EC를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은 회의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으며 유럽통합계획에 대한 기대마저 시들해지고 있다.
EC의 정치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유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EC각국정부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지금 EC의 각국정부들은 국내문제에 집착할 수 밖에 없고 바깥으로 눈을 돌려 유럽의 공통이익 추구를 위한 정책협조에 힘을 쏟을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코펜하겐 정상회담에서 얻을 수 있는 가시적 성과는 중·동구에의 경제지원 확대와 관계개선을 제외하면 별로 없어 보인다.결국 12개국 정상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했다는 데서나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뿐 구체적인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코펜하겐=유세진특파원>
1993-06-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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