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계열사 분리 업종전문화 포석/제일제당 등 형 맹희씨에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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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6-10 00:00
입력 1993-06-10 00:00
◎형제간 재산 재분배 성격짙어

삼성그룹이 9일 주력기업인 제일제당과 제일모직 등 14개 계열사를 분리 또는 합병키로 한 것은 사업구조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그룹의 사업구조를 21세기 형으로 전환,국제화 시대에 대비한 전략기반을 확충하고 계열사간 상호 시너지효과(SynergyEffect)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특히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은 40여년전 설립된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기업이란 점에서 분리·합병 조치는 업종전문화에 적극 부응,앞으로는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에 전력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리 매각하는 10개 기업중 충남화학(접착제 원료 제조) 대산정밀(세제원료 제조) 등 2개사는 법인만 있고 사업실적이 없는 유명무실한 기업이며,삼성시계 삼성에머슨(소형모터 제조) 삼성클뢰크너(플라스틱 사출성형) 등 상당수는 실적이 좋지 않은 「애물단지」였다는 점에서 「군살빼기」를 과대포장한 면도 없지 않다.

삼성측은 계열사 분리·합병의 선정기준을 ▲하이테크 고부가가치 ▲세계화·개방화 ▲정보 첨단기술의 비중 ▲국가 기간산업 등 4개 조건으로,업종의 종류도 ▲꼭 해야 하는 사업 ▲해도 좋은 사업 ▲해선 안되는 사업 등 3개로 정해 계열사 정리에 적용했다.

그러나 이 기준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제일제당을 분리키로 한 것은 다목적 용이라 할 수 있다.제당은 그간 생명공학·제약 등 첨단부문으로의 다각화가 불가피한 실정이었으나 계열사란 한계때문에 여신관리 규제등 투자확대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따라서 분리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매각대상을 이맹희씨의 부인인 손복남씨로 함으로써 형제간의 재산을 분배한다는 측면도 있다.

삼성은 이날 자동차사업 진출에 대해 2000년대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는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신규사업 진출을 강력 시사했다.

삼성의 이날 조치는 정부의 업종전문화 등 대재벌 정책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나왔기 때문에 여타 재벌 그룹의 계열사 정리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김현철기자>
1993-06-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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