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진 이 부총리/신경제 방향 잇단 독자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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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5-15 00:00
입력 1993-05-15 00:00
경제총수 이경식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부총리는 최근 일본 방문을 앞뒤로 『한일 경제관계는 정치보다 경제논리로 풀어가야 한다』며 과거사와 경협을 분리하겠다는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또 신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 종전과는 달리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대내외적 경제문제에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재계와 신경전을 펴온 이부총리가 14일 『신경제계획과 관련한 재계와의 회동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은 정부의 대재벌 정책이 강경하게 선회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전경련등 경제5단체장은 당초 지난 8일 이부총리와 홍재형재무,김철수상공부장관등 3개 부처장관과 조찬모임을 갖고 신경제정책에 관한 재계의 비판적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정부가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기한데 이어,이번에 이부총리가 아예 필요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이부총리의 이같은 「변신」은 시기적으로 청와대 독대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이부총리는 지난 4일 청와대로 김영삼대통령을 방문,취임 뒤 처음으로 1시간 동안 독대한 데 이어 14일 다시 김대통령을 만나 최근 방일 결과를 설명하고 신경제정책등 경제현안을 보고했다.
김대통령은 이제까지 신경제계획의 성패는 경제제도의 개혁과 경제력 분산을 염두에 둔 재벌정책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이부총리가 재벌문제에 관해 예상을 넘어 강도높은 발언을 한 것은 청와대의 확실한 지침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유력하다.
이부총리는 또 최근 공석이 된 공정거래위 사무처장의 후속인사와 관련,고참 1급 몇사람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 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1급 빈자리 2∼3석을 확보해 기획원의 인사정체를 트고 나름대로 과감한 용병을 해보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그의 독자적인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기획원을 비롯,관계부처들까지 주시하고 있다.<정종석기자>
1993-05-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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