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냉장고 특허논쟁 법정비화/발명가 안영호씨,“내발용 도용” 제소
기자
수정 1993-04-22 00:00
입력 1993-04-22 00:00
「자기장 원리냐 전기장 원리냐」.
대우전자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신선 자기판 뉴셀프」냉장고가 특허권 도용문제로 법정에 서게 됐다.개인 발명가 안영호씨(56·여)는 21일 『지난 3월부터 시판되는 대우전자의 냉장고가 자신이 발명한 자기 냉장고의 원리를 도용,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안씨는 지난 84년 국제상사가 상품화한 프로스펙스 자석 스포츠화를 발명한 자석제품 발명가로 자석관련 특허취득 건수만도 5개,공개된 실용신안 3개,출원 중인 특허 3개·실용신안 5개등을 갖고 있다.
「도용논란」의 핵심은 신선 자기판 냉장고의 식품 신선도 유지방법을 둘러싼 것이다.안씨는 지난 91년 기존 냉장고 야채함에 자석을 부착해 만든 자기 냉장고의 자기장 효과를 대우전자가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대우측은 자사제품은 자기장 원리가 아닌 전기장 원리를 사용하고 있어 도용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안씨는 『대우 냉장고의 신선 자기판은,전기의 힘으로 생긴 자기장에 의한자기력으로 신선도 유지가 가능하다』며 『궁극적으로는 자기력 원리의 이용』이라고 밝히고 있다.대우는 『신선 자기판은 영구자석이나 전자석 같은 자기장치를 장착한 것이 아니라 전기장 발생을 통해 전기쌍극자나 전기이온이 영향을 받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어 원리 및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한다.
외형적으로는 자기장이냐,전기장이냐의 문제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그간의 과정이 더 문제라고 안씨는 주장한다.안씨는 자기장 효과를 이용한 냉장고를 지난 91년 개발해 실용신안을 출원한 상태에서 지난해 3월 대우전자와 상품화 방안을 논의했다.이때 자기장 효과에 관한 자료를 건네줬는데 대우측이 검토기간이 필요하다며 1년정도 기다리라고 한 뒤 아무 연락이 없다가 지난 3월 신선자기판 냉장고를 신상품으로 내놨다는 것이다.
대우측은 안씨의 연구자료를 1년 가까이 보관하고 있다가 최근 문제가 되면서 돌려준 점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고 했음에도 안씨가 계속 검토하라며 맡겨 놓았기에 갖고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대우측은 또 안씨의 연구결과가 타당성이 없어 계약을 맺지 않았으며 전기장 원리는 중소기업인(주)영진의 아이디어를 로얄티를 주고 사서 활용한 만큼 논란을 벌이려면 (주)영진과 벌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안씨측의 변호인인 최은순변호사는 『부정경쟁방지법 상 영업보호 신설 조항에 명백히 위배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앞으로 뉴셀프냉장고에 대한 생산 및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대우전자는 세탁기 클러치 특허침해 문제로 금성사로부터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당한 상태여서 당분간 송사에 시달릴 전망이다.<김현철기자>
1993-04-22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